사실 이런 경우가 대다수에요. 생소한 브랜딩 디자인은 첫 시작부터 어떤 질문을 해야할지 몰라 클라이언트분을 난감하게 만들죠. 이처럼 브랜딩 디자인이라는 것은 문의를 받는 첫 만남부터 디자인 결과물을 제공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살면서 처음해보는 디자이너와의 낯선 대화를 해나가야해요.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어떻게 하면 디자이너에게 잘 설명할 수 있지?' 와 같은 복잡한 생각들에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어렵고 두렵게 느끼게 해요.
디블러는 8년차 경력자임에도 불구하고 '고객 커뮤니케이션' 부분은 아직도 어려운 숙제같아요. 브랜드 디자인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고객이 최대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매뉴얼과 시스템을 개선헤가고 있어요. 방해하는 불편 요소가 있거나 추가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있는지 주기적으로 체크하면서 개선해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 이슈는 매년 생기곤 해요.
'좋은 소통'은 클라이언트 뿐만 아니라 어쩌면 디자이너들도 매우 갈망하는 부분일 수 있어요. 어떻게 하면 디자이너와 좋은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을까요?
Chapter 1. 만족과 불만족의 시작
우선 만족스러운 결과물과 불만족스러운 결과물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중요한건 '기준의 있고 없고' 인 것 같아요. 기준이 있다면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개선할 수 있지만, 기준이 없으면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계속해서 개선하고 개선해도 불만족스럽거든요.
하나의 사례를 들려드릴게요. "강아지, 고양이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로 시작되었던 작업이었어요. 하지만 "노란색 계열로 변경해주세요." "빨간색이 나을것같아요" "파란색 계열도 보고 싶어요." "선글라스 모양을 바꾸면 어떨까요?" 이렇게 작업을 하다보니 딱 이거다 ! 하는 정답을 찾지 못하고 계속 빙빙 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계속된 반복 작업으로 피로감이 들었죠. 의사결정의 기준이 부재하다라는 점을 깨닫고 다시 기준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제품의 특징에 집중해요 !
반려 동물과 쾌적한 환경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탈취제 제품으로, 냄새가 나는 곳을 찾아 제거해주는 특수한 기술을 개발해 특별한 반려용품을 판매하고자 했어요. 이러한 기능적인 차별점에 집중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이에 '어둠속에서 빛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준다' 라는 브랜드 핵심 가치를 찾을 수 있었어요.
캐릭터 계획 : 어둠속에서 여행중인 브랜드 캐릭터
키비주얼 계획 : 선글라스, 레이더망, 우주별, 행성, 은하, 빔, 빛 등의 그래픽 소스
키컬러 계획 : 어둠의 블랙 컬러와 형광 빛의 민트와 퍼플 두가지 컬러
패키지 계획 : 레이더 효과로 상품 설명
어떤가요? 기준을 잡았더니 디자인에 대한 답이 명확해졌어요. 머리가 아플정도로 고민하고 고민했던 작업이 한번에 답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의사결정의 명확한 기준은 디자인의 만족과 불만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돼요.
Chapter 2. 좋은 피드백 어떻게 하는건데?
CASE STUDY : 단쌉 팝콘
1) 어떻게가 아닌 왜
'단쌉팝콘 심층 인터뷰 中'
단쌉 팝콘은 인삼으로 만든 팝콘 스낵입니다. 아이들 입맛에 맞게 달콤하면서도 인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살려 '단쌉'한 맛을 만들었습니다. MZ 세대들에게 인삼에 대한 인식을 맛있고 재미있는 인식으로 바꾸고자 합니다. 팝콘 스낵으로 출시하기 때문에 패키지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해주신다면 정확하게 전달된 의도와 목적에 맞게 브랜드에게 필요한 디자인 방향을 제안 드릴 수 있어요.
2) 주관적인 나의 취향이 아닌 객관적인 근거
'단쌉팝콘 심층 인터뷰 中'
1번 시안 : 장점은 키치하고 색다른 키비주얼이 마음에 들어요. 단점으로는 글자 가독성이 떨어질까 우려돼요.
2번 시안 : 장점은 깔끔하고 가독성이 좋아요. 단점은 일반 팝콘 디자인과 비슷해서 진열되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질까 걱정돼요.
3번 시안 : 장점은 캐릭터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 각인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단점은 가독성이 떨어지고 자칫 귀여워 보일 것 같아요.
시안에 대한 각각의 장단점을 나열하고 의견을 종합하여 3번 시안의 캐릭터는 가지고 가면서 너무 귀엽지 않게, 글자의 가독성을 개선하고자 2번 시안의 글자와 3번 시안의 캐릭터를 조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의 피드백을 주셨어요.
캐릭터에 꽃이 아닌 열매와 잎을 추가해주세요. 왜냐하면 인삼은 붉은 열매와 초록색 잎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캐릭터에 두가지 특징을 더한다면 인삼을 상징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두운 컬러는 지양하고 싶어요.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로 보여지고 싶기 때문이에요. 인삼이 연상되는 베이지 컬러는 어떤가요?
시안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짚고, 단점을 보완하는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주니 클라이언트께서 원하는 수정 방향을 디자이너 입장에서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근거가 없는 요청사항과는 달리 '왜' 에 대한 이유와 효과를 알고나니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을 제안드릴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3) 좋은 점은 확실하게
'단쌉팝콘 심층 인터뷰 中'
이렇게 먼저 좋은 점을 짚어주시고, 그 다음에 원하는 수정 방향을 이야기 해주시면 '이전 디자인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다시 수정해주세요.' 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어요.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지 정확하게 알고 나면 딱 필요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이 가능해져요.
어떤가요?
두렵게만 느껴졌던 디자이너와의 소통 과정을 어렵지 않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
내가 모두 이끌어야한다는 중압감보다는 전문가인 디자이너에게 맡겨보는건 어떤가요?
마케터인 저는 디자인 작업물을 볼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해요.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방법에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신박하고 좋은 방법이 많더라구요. 우리의 시야에서 보지 못하는 새로운 시각을 위해 경계보다는 상호 신뢰와 함께 좋은 소통을 만들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 디자인 피드백 소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계셨다면 오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다음 호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