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한국적인 디자인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일반적으로 청, 적, 황, 백, 흑색의 오방색이나 기와집, 한복 또는 태극 문양 등이 떠오르지 않나요? 이러한 요소들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고유한 디자인이라고 생각되면서도 왠지 유행에 뒤쳐저 있는 듯한 , 다소 고리타분하다고 여겨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한국적인 디자인은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다라는 오해를 받고 있죠. 혹시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면 오늘 제가 그 생각을 한번 뒤집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한국스러움을 담은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브랜드들이 꽤 많아요.
상상치 못한 모습으로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하고, 은은한 매력에 사로잡히기도 해요. 한국 전통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뿜으면서도 동시에 위트있고 트렌디한 모습까지 연출할 수 있더라구요. 명절 선물로 특별한 걸 찾고 계신다면 참고해봐도 좋을 것 같은, 저만 알기엔 아까운 브랜드들을 여러분들께 소개해보려고 해요. :)
Chapt 1. 한국스러움을 담은 브랜드 소개
출처 @goldenpiece_korea @ choiyongsoo_
1. 골든피스 요즘 매우 핫한 브랜드 골든피스를 소개할게요. 한국 전통 과자를 재해석하여 프리미엄 약과를 만들었어요. 민화나 민담에서 나오는 달토끼가 불로불사의 약을 만들었다는 세계관을 만들어 현대인들에게 약과를 전달한다는 재미있는 세계관으로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는데요.
한국 전통 약과를 판매하는 만큼 디자인적으로도 한국스러움을 엿볼 수 있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패키지 디자인과 포스터에 사용되는 일러스트였는데요.
오래된 절구, 성을 지키는 호랑이, 우물가의 새, 두루미와 사슴, 소나무 등을 민화처럼 그렸고 이들을 패턴화하여 포장을 위한 유산지나 패키지, 포스터에 녹여내었어요. 전통 민화처럼 연출하되 더욱더 얇은 선으로 표현하여 너무 올드하지도 않고 오히려 세련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출처 @ro__wa__
매장 인테리어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사실 골든피스의 매장 안에는 한국의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네요? 무슨 말이냐구요? 유럽의 것을 사용하되 한국적으로 보여지도록 만들어달라고 했대요. 전통 문양이나 자연의 색을 가져와 컬러와 형태감을 한국스럽게 연출했죠. 한국 전통 약과를 판매해 한국스러움을 잃지 안되, 세련되고 감각적인 포인트를 적절하게 믹스시켜 이들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낸 것 같아요.
출처 @isjm_official
2. 일상직물
두번째로 소개할 브랜드는 '일상 직물'이라는 곳이에요. 매일 사용하는 물건일 수록 아름다워야한다는 마음으로 직물 제품을 만들고 있대요. 옷이나 침구, 잠옷 등의 제품을 만드는 원단을 직접 연구 개발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그 덕에 직물을 잘 구현하기 어려운 쨍하고 예쁜 컬러감의 제품들이 더욱 돋보이는 것 같아요.
'새로'와 콜라보한 제품
일상 직물에서도 한국스러움을 찾아볼 수 있었어요. 제품을 만들때 한국의 미에 집중해 지역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려고 한대요. 눈에 띄는 점은 타 브랜드들과의 콜라보 작업이에요. 최근 소주 브랜드 '새로'의 1주년 팝업 행사의 굿즈를 제작했다고 해요. 전통 컨셉의 세계관 속 새로 구미 캐릭터가 정말 술을 담아 들고 다닐 것 같은 보자기 패키지를 선보였죠.
새로 구미의 한복 의상 컬러와 구미호의 꼬리를 연상시키는 형태가 굉장히 감각적이고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 밖에도 다이슨, 국립 현대 비술관, 아모레 퍼시픽 같은 브랜드들과 콜라보 작업을 통해 아름다운 컬러와 형태로 한국스러운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어요.
만약 지인에게 선물을 해야할 일이 생긴다면 전통주나 와인을 이 보자기에 담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3. 소로시 sorosi
한국스러움하면 우리의 '한글'이 빠질 수 없죠 ! 세번째로 소개할 브랜드는 소로시에요. 대표님께 한국스러운 브랜드 추천을 부탁드렸는데, 저희 사무실에 있는 티주전자를 보여주시면서 단번에 이 브랜드를 이야기 해주셨어요. 지나가면서 자주 보곤 했는데 세련된 디자인이라고 느껴져 한국스러운 브랜드라고는 미처 인식을 못했던 것 같아 아차 싶더라구요. 소로시는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컵과 그릇과 같은 공예 리빙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에요.
'소로시'라는 이름은 '건드리지 아니하여 조금도 축이 나거나 변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온전한 상태'를 의미하는 순 우리말이래요. 각 나라마다 가지고 잇는 고유한 문양이 있는데, 한국스러움을 그대로 상징하는 것이 한글이라고 생각했대요. 그런 한글을 현대 생활과 잘 어우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한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친근한 제품을 만든다고 해요.
한글은 기능적으로도 형태적으로도 모두 좋아서 다양한 타이포 디자인에 쓰여요. 그래서 이런 특징들을 활용해 점처럼 패턴을 만들기도 하고 길게 이어 붙여 라인의 패턴을 만들기도 했어요. 또한 여백이 넓어서 단아하고 고즈넉한 한국스러운 미학을 보여주면서도 미니멀하고 간결한 느낌도 있어요. 트렌디하고 너무 가볍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너무 올드한 느낌도 안들죠. 적당한 무게와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한국스러움을 현대적으로 너무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4. 논픽션
이번에는 명절 시즌에 출시되는 추석 기프트 패키지 중에 인상적인 브랜드를 하나 소개해보려고 해요. 향수와 핸드크림으로 유명한 '논픽션'.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실 브랜드이지만, 매년 출시되는 명절 패키지 디자인이 재미있어서 가져와보았어요. 올해는 달빛을 모티브로 보자기 패키지와 달빛 메시지 카드를 선보였는데요. 단아하고 격식있는 한국스러운 이미지가 나타나면서도 논픽션 고유의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센스가 돋보이는 것 같아요.
출처 엘르코리아 @official.nonfiction
또 작년 2022 추석 기프트 패키지 세트도 흥미로워요. 명절에 온가족이 즐기는 한국 전통 놀이에 모티브를 얻어 딱지 디자인의 메시지 카드와 윷놀이 키트를 함께 선보였는데요. 윷놀이를 담은 파우치 마저도 매듭으로 포장되어 있어 섬세한 포인트들을 놓치지 않았어요. 그리고 논픽션의 브랜드 컬러가 의외로 한국스러운 디자인과 잘 어우러지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는데요. 추석 명절 선물을 뭘로 해야할지 매년 고민하기 힘들다면 논픽션의 명절 패키지를 찾아보는게 빠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Chapter 2. 어떻게 한국스러움을 현대적으로 풀어낼까요?
디블러에서 작업했던 '베리굿' 브랜드의 1차 시안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스러움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 간략하게 보여드릴게요.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는 다음에 비하인드 스토리로 들려드릴게요 !
① 한글 타이포 그래피
한글 타이포 그래픽을 영문스럽게 개발한 후, 이를 한글과 영문이 서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조합해서 패턴화했어요. 한국스러움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힙하고 현대적인 무드를 강조하고자 한 시안이에요.
② 컬러와 그래픽
우리나라 전통 건물에서 사용되는 단청을 모티브로 삼아 반복적으로 보여지는 특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어요. 오방색의 채도를 높이고 강한 대비를 주어 색을 조합하고, 단청의 문양을 간결한 선으로 표현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생동감 있는 한국스러움을 표현한 시안이에요.
③ 상징적인 표현
한국의 역사와 생활을 함께한 보자기를 상징하는 심볼을 만들어 패턴화했어요. 채도가 낮고 부드러운 컬러와 조화를 이루어 서정적이면서도 진중한 한국스러움을 표현했어요.
어떤가요? 한국스러운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나요? 오히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트렌디하고 재미있게 표현될 수 있어 굉장히 매력적인 모티브라고 생각 되실 것 같아요. 전통과 예술의 경계에서 나아가 한국스러움이 갖고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것 같아요. 아, 그리고 곧 한가위 추석이 다가와요. 28일부터 3일까지 위클리 디블러도 함께 쉼을 갖고 다음호는 10월 5일에 가져올게요. 구독자 여러분들도 가족들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랄게요 ! 다음주에 만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