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힙 #로코노미 #할매니얼과 같은 신조어들과 함께 '로컬'이 주목받고 있어요. 젊은 세대들로부터 외면받아왔던 로컬 비즈니스가 이전의 인식과는 달리 '로컬 = 힙함' 이라는 공식으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쓰여지고 있다고 해요. 재미없고 진부하게만 느껴졌던 지역적 특색들이 MZ 세대를 포함한 전 세대들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MZ 세대들의 가치 소비문화가 지역 기반 가치 소비로 이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지역 고유의 가치를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 이들에게 이색적이고 특별함을 전달해 심리적 만족감을 채워준다고요. 이는 특히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로컬 콘텐츠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해결 방안이 되고 있어요. 이 떄문에 잠재력을 가진 지역의 농산물이나 자연적 요소를 발굴해 상품이나 브랜드로 육성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고, 또 이들의 어려움을 지원하고자 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대요.
로코노미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춘천의 감자빵, 강릉의 순두부 젤라또와 같은 로컬 푸드가 있고 또는 서핑이라는 로컬 콘텐츠를 만들어 도시 자체가 로컬힙이 되버린 양양의 사례가 있어요. 브랜딩 관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늘 소개해드릴 프로젝트 역시 로컬 브랜드의 이야기에요. 금산 '인삼'이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대요.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는지 단쌉팝콘의 비하인드 작업 스토리를 함께 들어보도록 할게요 !
Q. 안녕하세요. 먼저 유밴에 대해서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은빈 디블러는 큐레이션 플랫폼 유밴과 함께 협업을 하고 있어요. 로컬 비즈니스를 기획하거나 운영하는 로컬 사업가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이들을 돕기 위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큐레이션 플랫폼이에요.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로컬의 이야기를 비즈니스로 잘 풀어내기 위해 로컬 콘텐츠와 BM에 대한 큐레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유밴과의 협업 덕분에 다양한 로컬 브랜드들을 만나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단쌉팝콘 이외에도 정선의 청년들이 모여 정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카페 'SAGA' 와 로컬 푸드를 도시로 가져와 로컬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로컬 푸드 편집샵 '모두의 상회' 그리고 군포의 레터링 스튜디오 '모두의 살롱'의 작업을 진행했었어요. 유밴과의 협업을 할 때 특징은 큐레이션을 통해 탄탄한 BM 설계와 콘텐츠 플랜이 세워져있어 작업 방향이 굉장히 명확해지고, 피드백 또한 체계적이고 명확해 좋은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있어요.
Q. 이번에 진행한 브랜드 '단쌉팝콘'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려요 !
은빈 국내 인삼의 최대 생산지가 어디인지 알고 계신가요? 바로 금산이래요. 금산의 인삼을 오랜시간 생산하고 유통을 해온 아버지를 보면서 커피나 술처럼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먹거리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대요. 뛰어난 약효로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인정을 받고 있지만 인삼의 쓴맛 때문에 젊은 세대들에게는 외면받는 것이 아쉬웠다고 해요. 인삼을 유통하는 많은 곳에서 올리고당이나 설탕으로 쓴맛을 보완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아 찾지 않는 것이 실상이었죠.
사람들은 왜 커피나 술은 쓰고 맛없어도 즐겨찾는데 인삼은 왜 즐겨 찾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건강에도 좋은데 말이죠. 이에 MZ 세대를 겨냥한 로컬 스낵을 개발하고자 했고, 인삼 고유의 맛인 쌉싸름함과 팝콘의 달콤함을 조합해 맛있고 건강한 인삼팝콘을 만드셨대요.
Q. 단쌉 팝콘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해요.
은빈 단맛과 쌉싸름함의 두가지 맛 표현의 합성어에요. 요즘 '단짠단짠'이라는 맛있음을 표현하는 단어가 유행이잖아요. 단짠단짠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처럼 단쌉단쌉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금산 인삼의 이색적이고 새로운 맛을 표현하는 단어를 만들고자 했대요.
'단쌉'이 맛을 나타내는 새로운 표현이 되고, 하나의 취향으로 자리잡혀 사람들이 자주 찾게 되어 일상으로 자리잡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해요.
고진감래 - 고생 끝에 낙이 온다 - 몸에 좋은 약은 쓰다 의 메시지를 담아 'Life is Danssap' 이라는 슬로건을 던지고 인생에 단맛과 쓴맛이 공존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삼 스낵 브랜드라고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Q. MZ 세대들을 겨냥할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은빈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 세대들에게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로컬의 감성과 도시의 세련된 감각을 적절히 믹스해 하나의 이색적인 경험이 될 수 있도록 했어요. MZ 세대들에게는 금산의 이색적인 로컬의 이야기로, 여행객들에게는 금산 필수 코스로 포지셔닝 했죠. 또한 대부분 고급화를 지향하는 기존 인삼 브랜드들과는 달리 대중화를 선택했어요. 고급화를 지향하는 제품은 넘쳐나지만 젊은이에게는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젊은 세대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대중성을 보여주려는 전략을 세웠어요. 이러한 방향에 맞추어 '맛이 없다' '쓰다' '비싸다' 이러한 인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그동안 인삼이 보여주었던 모습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아요.
MZ 세대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소유욕을 자극할 수 있도로 시몬스 그로서리 팝업 스토어에서 볼법한 레트로하고 빈티지한 감성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제품으로 보여주어야 하다보니 패키지 디자인에 초점을 두어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가장 고민이 되었던 부분은 인삼과 팝콘이 꼭 직접적으로 들어나야할까였어요. 인삼을 활용한 디저트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면서 맛있고 달콤한 디저트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한다는 두가지 포인트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Q. 어떻게 디자인으로 풀고자 했는지 궁금해요.
1차 시안 中
연준 첫번째 시안에서는 단쌉팝콘의 영문 타이포그래픽을 개발했어요. '단'맛을 표현한 폭신하고 동글동글한 타이포 그래피를 조합하여 단쌉팝콘만의 달콤하고 쌉싸름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자 했어요.
또한 인삼을 직접적으로 넣되, 올드해보이지 않기 위해 하이틴스럽고 키치한 무드를 강조했어요.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인듯한 그래픽 표현과 컬러들이 이러한 무드를 강화해줘요. 이런 컬러들을 선정할 때에도 그냥 키치한 컬러를 선택했다기보다는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초콜릿이 떠오르는 색조합을 고려했던 것 같아요.
1차 시안 中
연준 두번째 시안에서는 마찬가지로 영문 타이포 그래픽을 개발했는데, 이번에는 팝콘하면 떠오르는 빈티지 영화의 포스터에서 모티브를 얻어 레트로한 무드를 강조해보았어요.
팝콘이 통통 튀어오르고, 옥수수가 팝콘이 될 때 팍하고 튀는 모습을 반짝거리는 효과와 레트로한 표현으로 팝콘 스낵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1차 시안 中
연준 마지막으로 세번째 시안에서는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형태의 워드마크와 인삼과 팝콘을 결합한 캐릭터를 함께 조합해 보았어요.
인삼의 몸통과 이파리를 표현했는데 몸통 부분을 팝콘 모양으로 변형해 재미 요소를 넣어보았죠. 또 캐릭터의 표정을 다양하게 확장해 밝고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려고 했던 시안이에요.
Q. 최종 BI가 결정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연준 1차 시안을 제안드린 후 피드백을 통해 수정을 원하는 부분을 파악했는데요. 이번 작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이 피드백 커뮤니케이션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유벤과 함께 협업을 했기 때문에 중간 의견 조율을 도와주셨는데, 굉장히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피드백을 주셔서 원하는 방향을 명확히 알 수 있었고, 빠르게 최종 작업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위의 사진처럼 어떤 시안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어떤 부분이 염려되는지 명확하게 알려주면서도, 다른 시안들에 대한 장단점을 짚어보면서 각각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수정 방향을 제안해주셨어요. 아무래도 전공자가 아닌 이상 디자인이라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생소하다보니 피드백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피드백 소통과정을 어떻게 하면 보다 쉽게 진행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이었는데 이에 대한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좋은 피드백 과정으로 인해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최종 결과물은
어떻게 나왔나요?
연준 맞아요. 정말 섬세하고 꼼꼼하게 신경을 많이 쓰셨어요. 피드백에서 전달주신 각각의 시안의 장단점을 파악해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켜 세가지 시안을 모두 적절하게 믹스했어요.
연준 메인 BI 를 확정시킨 이후에는 두가지 맛으로 출시될 제품을 염두하여 바레이션을 진행했어요. 달고 부드러운 인삼 우유맛을 표현할 때는 몽글몽글하고 부드러운 표현과 컬러로, 쌉싸름함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오리지널 맛을 표현할 때는 날카로운 표현과 진한 컬러로. 또 캐릭터 표정으로 두가지 맛 차이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연준 패키지 디자인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셨어요. 컬러를 선정할 때도 고민을 많이 하셨는데요. 인삼이 드러날 수 있는 컬러가 좋겠다는 피드백을 주셔서 노란색과 베이지 계열에서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펜톤 컬러를 제안드렸어요. 사실 이 패키지 뿐만 아니라 워드마크의 색상, 캐릭터의 형태감 등 하나하나 정말 디테일하게 수정을 요청 해주셨는데요. 섬세한 만큼 만족하실 수 있도록 저도 더욱 신경을 쓰게 되었던 것 같아요. 실제 인쇄되었을 때 예상했던 컬러가 나올 수 있도록 팬톤 컬러를 여러개 뽑아 다른 팀원분들에게도 물어보고 투표를 받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이런 섬세한 작업 덕분에 퀄리티가 아주 좋게 나올 수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준비가 잘 되어 출시된 제품을 디블러에도 보내주셨는데, 디자인도 컬러도 모두 잘나와서 너무너무 만족스러웠어요.
마케터 단쌉팝콘의 인스타그램도 구경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브랜드를 준비해왔던 과정,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단쌉팝콘의 캐릭터 단쌉이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풀어가고 있거든요. 이번에 단쌉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영상을 공개해주셨는데 너무 귀엽고 재미있더라구요. 여기에 링크 공유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