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제가 정말 자주 사용하는 앱인데요. 특히 최근 이사를 하면서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했었어요.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제품들을 사고 파는 것이 굉장히 편리하고 직접 만나서 거래를 할 수 있어 왠지 더 안전하다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근데 그거 아세요? '마켓' 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이제는 '당근' 이라고 불러달래요. 지난 8월 앱 론칭 8년만에 리브랜등을 진행했다고 발표했어요. 이 소식을 듣고 '왜 바꾸었을까?' , '어떤게 바뀌었지?' 와 같은 궁금증들이 생겼어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스타트업 리브랜딩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얻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함께 읽어보고 여러분들과 의견을 나눠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댓글로 여러분들의 의견을 마음껏 공유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 👉(인스타그램 링크)
Chapter 1. 리브랜딩 왜 했을까?
이유 1 "혹시 ... 당근이세요?" 거래 장소에서 자주 하는 말이죠. 또는 '나오늘 당근했다?' '당근하러 다녀올게 !" 라고 말하기도 해요. 이런 것들을 보면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근마켓'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당근'이라고 부르는 일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실제로 네이밍 작업을 할 때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2-3음절이라고 해요. 부르기 쉽고 기억되기도 쉽기 때문인데요.
당근에서 공개한 리브랜딩 이야기를 살펴보면 (링크)이 앱을 처음 기획할 당시에도 '당근' 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하고 싶었다고 해요. 하지만 중고 거래 플랫폼의 특성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마켓'을 붙였죠. 8년이 지나 인지도가 높아진 시점에서 원래 의도로 돌아가기 위해 '당근마켓'에서 '당근'으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상호를 지을때 고려해야하는 것 중 하나는 '브랜드 특성을 잘 전달할 수 있는가' 에요.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스토리를 잘 담고 있더라도 이름에서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가 연상된다면 방해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출처 당근마켓 홈페이지
이유 2
또 다른 이유로는 중고거래를 넘어 '당신의 근처로' 가기 위해서래요. 중고 거래를 위해서만 사용되었던 당근 마켓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동네 생활 커뮤니티나 구인구직 등의 지역기반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함이라고 해요. 그래서 중고 거래라는 인식을 없애고, 동네 이웃들과의 다양한 활동들이 가능한 앱으로서 인식되어질 수 있도록 '마켓'이라는 단어를 버린거래요.
사실 애초에 중고거래에 초점을 두었다면 당근이 아닌 다른 이름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번개장터', '중고나라', '크림' 과는 다르게 '지역기반'이라는 정체성이 있기 때문에 '당신의 근처'라는 의미를 담아 당근마켓이라는 상호를 지었고, 이러한 정체성이 있었기 때문에 지역기반 서비스로의 확장이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어요.
Chapter 2. 어떻게 달라졌을까?
출처 당근마켓 홈페이지
1. 로고
당근이라는 상호 변경 이외에 로고 (BI)를 리뉴얼했어요. 지역, 연결, 삶이라는 세가지 키워드를 연결해 '함께할 때 이로운 삶'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해요. 기존 BI와 비교해보면, 채소처럼 보여지도록 당근 모양을 직관적으로 표현했었다면, 새로운 BI에는 좀 더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표현한 것 같아요.
지역을 의미하는 핀모양의 당근 몸통과 이웃과 연결되는 순간 피어나는 하트 이파리, 이 두가지를 통해 이웃과의 연결을 통한 따뜻하고 이로운 삶이 연상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표현했대요.
출처 당근마켓 유튜브
2. 컬러
브랜드 컬러 팔레트도 더욱 다양해졌어요. 주황색과 초록색 두가지 컬러로 한정되었던 기존 컬러에서 여러가지 컬러가 추가됐어요. 동네 곳곳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 팔레트래요. 기존에 사용하던 주황, 초록 키컬러도 살짝 연한 컬러에서 더 진하고 쨍해졌어요. 모바일과 웹상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여지는 컬러들로 선정하지 않았나 싶어요. 또 컬러가 다양해지면서 활용성이 높아지고 더욱 다채로움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러한 컬러들을 사용해 키비주얼도 개발했어요. 이웃간에 생겨나는 따뜻한 감정들을 다양한 컬러의 하트가 푱푱 떠다니는 듯한 그래픽으로 표현했대요.
출처 당근마켓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3. 폰트
캐롯 산스라는 폰트도 공개했어요. 기존에 보여주었던 폰트와 비교해보면 동글동글한 귀여운 느낌의 폰트에서 각지고 힘이 느껴지는 폰트로 바뀐 것 같아요. 두께감이 있고 딱딱해보이지만 'ㅅ' 이나 'ㅈ' 'ㅊ' 'ㄱ' 같은 자음에서 특이함이 살짝씩 보여 왠지 재치있음이 보이는 폰트에요.
새로 변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주는 영상도 공개했는데 궁금하시다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 모션 그래픽을 활용해 아이덴티티를 너무나 잘 설명해줬어요. 링크는 여기에 연결해둘게요 !
당근 리브랜딩 사례를 통해 스타트업이 리브랜딩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단순히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하지는 않아요.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브랜드는 수익을 내야합니다. 당근마켓도 역시나 마찬가지였어요. 수익 다각화를 위해서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했던 C2C 사업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C 사업으로 수익 모델 확장이 필요했던 상황이었어요. 이를 위해서는 앱에서 활동하는 유저의 수 (MAU)를 늘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했구요.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앱으로 만들어 MAU를 높이고, 이를 광고 수익화로 연결짓고 기타 지역 기반 B2C 사업으로 확장해야한다는 결론에 달한 것 같아요. 이 때문에 '당신의 근처'라는 지역 기반 서비스로의 리브랜딩을 진행한 것이죠.
이렇게 기존 이미지의 변화와 성장 정체를 탈피하는 수단으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리브랜딩을 하는 추세가 늘어난 것 같아요. 새로운 미션과 비전을 설정하고 이에 따른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 디블러에서도 10년간 운영되어져 온 '동근이 숯불 두마리 치킨'의 리브랜딩을 진행했는데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브랜드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고,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그에 대한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아낼 수 있었어요. 작업 중간에 완전히 뒤집어 엎어 새로 시작하기도 했죠. 기존의 BI 의 활용성이 낮다는 불편함을 캐치해 활용성을 높이고 현대적인 레이아웃으로 리뉴얼을 진행했죠. 이 사례를 통해서도 스타트업 리브랜딩에 관한 좋은 인사이트를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역시 링크 달아둘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