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여름이 마무리 되어가고 어느덧 9월이 다가오고 있어요. 지금쯤이면 많은 브랜드들이 추석이라는 대목을 앞두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실제로 매년 이맘때쯤이면 기존 브랜드들의 패키지 작업이 훨씬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이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명절 선물로서 브랜드 제품의 가치를 보여주기에는 패키지 디자인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 같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패키지 제작을 준비할 때 알아두면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디블러는 패키지 디자인을 할 때에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요. 명절과 같은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그때 그때 찍어낸 단발적인 이미지들을 가장 지양하죠. 그래서 패키지 제작 전 브랜드를 대표하는 컬러가 있는지, 로고가 있는지,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점검해보는 것을 권장드려요.
반면에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패키지가 굳이 필요없다 !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생각하고 계신다면, 패키지 디자인 하나만으로 굉장히 많은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럼 어떤 효과들이 있는지, 어떻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녹여낼 수 있는지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
패키지 디자인의 중요성
브랜드는 첫구매를 일으키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어요. 또 첫 구매 이후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죠. 때문에 강력한 첫인상을 만드는 것이 정말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잠재고객의 호기심을 유발해 관심을 얻고, 브랜드로 인식 되고, 기억되기 위해서는 패키지 디자인을 할 때에도 타겟은 누구인지, 시장과 경쟁자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1. 브랜드 신뢰 형성
브랜드를 대표하는 일관된 모습은 고객으로 하여금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는 곧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요. ex) 일반 원두 vs 스타벅스 원두
2. 고객 경험 형성
특별한 언박싱으로 즐거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요. 또한 감각적인 방식은 고객의 감성과 소유욕을 자극해 긍정적인 감정을 얻을 수 있게 해줘요. ex) 보테가, 로파서울
3. 제품 가치 전달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패키지는 브랜드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해줘요.
ex) 오롤리 데이, 노브랜드
또한 컬러나 형태, 글자를 통해 성별과 연령 등 누구를 위한 제품인지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ex) 이니스프리 vs 설화수
4. 자체 홍보 효과
눈에 띄는 디자인은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해 관심을 얻을 수 있어요. 이는 곧 자체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경쟁사와 구별되는 차별성이 될 수 있죠. ex) 슈퍼말차, 노티드
브랜드 정체성을 담아내는 방법
1. 스토리텔링
① 앤셔 : 화장품 연구원이 그동안 아껴온 비밀 레시피로 만든 화장품 브랜드에요. 하루의 시작과 끝에 화장품을 바르는 그 시간동안은 자기 자신을 돌보고 아껴주는 나만을 위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대요. 피부에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게 주는 그녀의 대답이라는 의미를 담아 ANSWER + HER 앤셔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그녀의 대답'이라는 브랜드 메시지가 패키지 디자인 안에 표현되길 바랬죠. 이를 손 떼 묻은 편지지처럼 보여지도록 편지지를 모티브로 그래픽 작업을 진행했어요. 이것만으로는 전달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고민하던 중 대표님이 직접 쓰신 필체를 넣어 하나하나 정성을 담아 직접 써내린 편지를 받은 듯한 패키지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죠. 브랜드에 대한 진정성을 브랜드 메시지로, 이를 패키지 디자인으로 잘 풀어냈던 좋은 사례인 것 같아요. (링크)
② 펠른 : 커피와 디저트의 페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펠른에서 개발한 시그니처 제품인 '위스키 더치 커피'의 제품 브랜딩을 진행했어요. 위스키 더치를 담을 병과 병을 담는 상자 패키지 기획이 필요했죠. 남들과 다를게 없는 단순 위스키 더치가 아닌 오직 펠른이 만들어낸 차별성을 보여주고 싶었죠.
기존에 펠른이 가지고 있었던 브랜드 에센스는 '반짝이는 진주처럼 펠른에서의 모든 경험들이 반짝이길' 이였어요. '진주'의 여러가지 색 중 최고의 권위를 상징하는 '흑진주'를 모티브로 펠른 위스키 더치만의 스토리를 구축했어요.
스토리를 구축한 후 이에 맞는 패키지 개발을 시작했어요. 조개 형상을 하는 울퉁불퉁한 보틀과 반짝이는 은박 라벨, 흙속에 박혀있는 진주를 형상화하기 위한 개패 형식 지기구조, 상자 겉면에서 흙의 텍스처가 느껴지도록 한 그래픽 작업. 브랜드의 차별성을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을 했을 때 펠른의 본질과 그들이 가진 이야기를 잘 풀어내어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사례인 것 같아요. (링크)
2. 컬러나 이미지
① 한입원 바이트 : 국회의사당 근처 오피스 상권을 목표로, 직장인들이 한입의 빠르고 간편한 식사를 판매하는 카페에요. 매출 고민이 있어 디블러를 찾아오셨는데 이를 해결하고자 목표 타겟을 테이크아웃 고객으로 삼고 'take easy'라는 뾰족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주변에 경쟁 카페가 많았기 때문에 패키지 자체가 바이럴 광고를 하는 전략을 세웠어요.
#fast와 #easy 가 연상되면서도 당시 트렌디한 컬러였던 그린 색상을 브랜드 컬러로 활용해
감각적이고 트렌디함이 보이는 패키지 디자인을 제작했어요. 눈에 띄게 해 '저게 뭘까?' 궁금증을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되도록 의도했어요. 이런식으로 고민에 따라 전략적으로 패키지 디자인을 풀어나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② 텀프 : 신발을 재해석하여 커스텀 슈즈로 제작하여 판매하는 슈즈 브랜드에요. 굉장히 도전적이고 자신들만의 색깔이 뚜렷하다고 느껴졌었죠. 텀프라는 이름도 방지턱을 의미하는데, 일상에서 우리 곁에 언제나 존재해서 몰랐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특별하게 느껴지는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해요.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 몰랐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그들만의 감각적인 멋이 느껴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거죠.
이러한 메시지가 전달되면서도 브랜드가 가진 도전적이고 뚜렷한 개성을 느낄 수 있는 패키지를 기획하려고 했어요. 택배를 받고 언박싱을 했을 때 '짜잔' 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하려고 했죠. 그래서 신발 박스 안에 해바라기 일러스트를 그려넣었어요. 일상 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자세하게 들여다봤을 때 아름다움이 느껴진다는 점과 일맥상통했고, 생각지도 못한 해바라기 일러스트가 고객들에게 텀프의 반전매력을 직접적으로 와닿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일러스트 이미지를 넣음으로써 브랜드 색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패키지를 제작할 수 있답니다. (링크)
3. 지기구조
① 치박스 : 치킨과 비빔면의 다양한 조합으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에요.
도전적이고 신선한 메뉴 구성에 치킨계의 슈프림이라는 컨셉을 정하여 브랜딩을 진행하고자 했어요. #재미있다 #스트릿하다 #힙하다의 키워드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려고 했죠
패키지 디자인 역시 패션 브랜드 슈프림을 보는 것과 같이 스트릿하고 펑키한 무드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이에 치킨 브랜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손잡이 상자가 아닌 신발 박스 지기구조를 선택해 패션 아이템을 구매한 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쨍하고 비비드한 컬러감이 펑키함과 스트릿함을 극대화하고, 배달을 통해 음식을 받아보았을 때 색다른 지기구조의 패키지를 보면서 재미있음을 느낄 수 있었으면 했어요. 이렇게 브랜드의 컨셉을 밀도감 있게 보여주기 위해서 색다른 지기구조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어요. (링크)
② 스퐁스퐁 : 라자냐하면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이 먼저 생각나잖아요. 이런 편견에서 벗어나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든 대중적이고 친근한 라자냐 브랜드에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귀엽고 통통튀는 캐릭터 BI를 개발했어요.
먹기 어려운 음식에서 벗어나 '먹기 쉬운 음식' 이라는 인식을 심기 위한 전략으로 패키지 디자인에 집중했어요. 포장하기 쉽고, 보관하기 쉽다라는 인식을 보여주면서도 라자냐를 안전하게 잘 담아낼 수 잇는 지기구조를 선택했죠. 제주도라는 위치적 특징을 감안해 바다 앞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 피크닉 할 때 가져가기 편한 음식이라는 브랜드 페르소나를 정했어요.
이와 함께 인증샷을 찍어 SNS 홍보가 될 수 있도록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드는 비주얼을 만들었어요. 먹기 쉬운 라자냐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자체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는 패키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패키지 디자인 간단하게 제작하는 팁 !
알려드린 방법이 너무 어려우신가요? 혹은 단가가 너무 높아 부담이 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스티커를 활용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 무지박스에 브랜드의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인데요. 활용도가 높은 스티커이기 때문에 단가가 훨씬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스티커여야겠죠? (링크)
오늘은 패키지 디자인 제작 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녹여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어요! 제작 하기 전 꼭 아셨으면 하는 이야기들을 꾹꾹 눌러담느라 생각보다 길어진 것 같은데요.
많은 내용이 생략되어 있어 이해하는데 조금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 작업의 비하인드 스토리 링크를 연결해두었어요. 이해하기 어렵거나 자세하게 보고 싶으시다면 해당 링크를 눌러주세요 ! :) 브랜드 메시지와 정체성을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패키지 제작을 잘하셔서 명절 시즌을 잘 준비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