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그 나라에서만 겪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들을 잊지 못해 그리워하곤 해요. 아름다운 해변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했던 경험이나 현지 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 특히 해외에서 맛본 음식들을 다시 맛보고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최근 쌀국수, 팟타이, 마라탕, 흑당 밀크티 등이 유행했던 이유도 해외여행을 하면서 먹었던 음식들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니즈가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 같은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브랜드도 일본 여행할 때 많이 가는 '덴푸라' 오마카세에 착안해 이를 우리나라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한 덴푸라 전문 파인 다이닝이에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튀김 요리가 발달되어 있어 하이엔드 요리로 인정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덴푸라에 대한 새로운 미식의 경험을 선사하고자 하는 '감춘'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도록 할게요.
Q. 안녕하세요. 감춘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오랫동안 일식 요리 전문점을 운영해 온 셰프께서 그동안의 노하우를 살려 새롭게 개발하게 된 '덴푸라 파인 다이닝'이에요. 덴푸라가 가지고 있는 많은 매력들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많은 사람들에게 덴푸라가 가진 미학을 알리고자 만들게 되었다고 해요.
국내에서는 분식 또는 같이 곁들여 먹는 사이드 메뉴로 인식이 되어 튀김 요리를 메인으로 먹는다는 것이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일본에서는 메인 요리로서 대중적으로 많이 즐겨먹는 음식이면서도 스시 오마카세만큼 하이엔드 요리로서 인정받는 식문화라고 해요.
신선한 재료를 주문한 그 자리에서 바로 손질해 눈앞에서 튀겨 접시 앞에 놔주는 경험과 각각의 재료들의 풍미를 잘 느낄 수 있도록 순서와 중간중간 입을 환기시킬 수 있는 클렌저 요리까지 섬세하게 고려해 만들어진 코스로 얻는 최고의 맛. 완성도 높은 맛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어요.
Q. 덴푸라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은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한 것 같은데요. 어떤 고객들을 타겟으로 삼았는지 궁금합니다.
그렇죠. 덴푸라 요리는 조금 생소하실 거예요. 덴푸라를 전문으로 하는 곳은 몇 군데가 있기는 한데, 스시만큼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국내에서는 여전히 낯선 음식이죠. 그럼에도 덴푸라 요리를 선택한 이유는 스테이크 하면 아웃백. 치킨 하면 bhc나 bbq 등 특정 브랜드가 떠오르는 것처럼 덴푸라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아직 없어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인데요.
국내에서 낯선 요리이더라도 일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그리운 맛이기도 하거든요.일본에서 제대로 된 덴푸라 오마카세를 경험하고 온 사람들은 그 맛과 서비스에 감동받아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도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음 일본 여행 때도 다시 방문한다고 해요. 한국에서도 그런 맛과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일본에서 경험한 진짜 덴푸라의 미학을 한국에서도 그대로 재현해 경험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으셨대요.
처음에는 이런 고객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운영하고자 하셨어요. 하지만 이들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시장 범위가 너무 작기 때문에 타겟 고객을 좀 더 확장해 브랜드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었어요. 이에 특별한 날 대접받는 느낌이 드는 식당을 찾는 사람들도 타겟으로 포함했어요. 덴푸라 파인 다이닝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대접받는 느낌을 들게 해 만족 높은 식사를 할 수 있어 누군가에게 식사를 대접해야 하거나 가족이나 지인 또는 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Q. 어떤 고민이 있어서 디블러를 찾아주셨나요?
'덴푸라의 미학' 이라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어떤 철학과 비전으로 브랜드를 운영할지 등 중심적 요소들은 탄탄하게 구상이 잘 되어 있었어요. 그렇지만 구상한 브랜드의 실체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덴푸라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가치, 브랜드의 진정성이 잘 전달되어 고객으로 하여금 프리미엄하고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계셨죠.
이러한 점들이 잘 반영되어 실제 브랜드가 출시되었을 때 시장에서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외부에서 바라보는 객관적인 시각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디블러를 찾아주셨어요. 이에 상호명을 정하는 네이밍 작업부터 BI 구축, BX 작업까지 전체적으로 브랜드를 보았을 때 완성도가 높아 보일 수 있도록 토탈 브랜딩을 진행하기로 했어요.
Q. 네이밍 작업부터 진행했는데, 어떤 부분을 보여주고자 했나요?
네이밍 후보를 찾을 소스를 찾기 위해 다양한 이야기를 서치해 보았어요. 그렇게 알게 된 몇 가지 소스들로 중심으로 보여줄 핵심 가치를 정했어요.
[소스 1]덴푸라가 튀김 요리이기도 하지만 '찜 요리'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기름에 튀겨진 후에 남아있는 열기로 내부의 식재료들이 쪄지면서 그 풍미가 살아나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는 음식이라고 해요. 그래서 최대한 튀김옷을 얇게해 재료 본연의 맛을 방해하지 않고 식재료 본연의 색과 향을 돋보이도록 만든다고 해요.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덴푸라라는 요리가 다르게 보이더라구요?
[소스 2]재료에 따라 얇은 튀김옷을 입히는 방법이 다르대요. 얇게 입히는것 외에도 물결 무늬를 표현하기도 하고 재료 주위로 활짝 퍼지게 하기도 한대요. 기름에 넣었을 때 튀김옷이 넓게 펼쳐지는데 이 모습을 보고 '꽃을 피운다'라고 표현한대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덴푸라 요리는 단순히 기름에 튀겨진 음식이 아니라 굉장히 복잡하고 깊은 가치가 담겨져 있는 요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덴푸라의 가치를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한 덴푸라 요리를 경험할 때 이런 이야기를 듣고, 직접 눈앞에서 튀겨지는 모습을 보고 향으로 , 촉각으로도 즐길 수 있어 오감이 만족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을거 라고 생각했어요. 튀김 옷에 감추어진 풍미와 이런 오감이 만족하는 경험들이 덴푸라가 지닌 미학이라고 생각했죠.
앞서 찾은 소스들 속에서 어떤 핵심 가치를 찾아볼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기름으로 튀겨 기름진 음식으로 몸에 안 좋다는 인식을 없애기 위하여 몸에 좋은 유채씨유와 신선한 제철 음식을 블렌딩하는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기름에서 피어난 꽃'과 '유채씨유' 등을 종합적으로 보다 보니 '봄의 향기'라는 키워드가 떠올랐어요. 일본의 봄 하면 떠오르는 풍성한 꽃, 달콤한 향이 가진 아름다움이 덴푸라의 미학을 상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이에 '봄의 향기'와 덴푸라가 가진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는 방법 등을 고려하여 네이밍 후보들을 떠올려보았어요.
시안 01 [덴푸라 카후우] 카후우는 '꽃바람' '화풍'을 뜻하는 일본어에요. 기름 속에서 피어난 꽃이 마치 봄의 꽃을 닮아있으며, 봄의 꽃으로부터 나오는 맛있는 내음이 바람에 퍼져나간다는 스토리를 담았어요.
시안 02 [Budded] 꽃봉우리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Bud'와 과거형의 어미 'ed'의 합성어에요. 직역하면 "꽃봉오리였다" 인데요. 곧 활짝 피어날 봄의 꽃에 대한 기대감을 심은 이름이에요. 신선한 재료가 기름을 만나 깊은 풍미가 생기는 모습을 활짝 피어나는 꽃에 빗대어 표현한 이름이에요.
시안 03 [덴푸라 나쿠] 나쿠는 흐드러지다를 의미하는 일본어인데요. 흐드러지다는 매우 탐스럽거나 푸짐하고 풍성한 이미지를 강조할 때 쓰는 표현이에요. 많은 이야기와 풍부한 가치를 담고 있는 덴푸라의 미학을 상징해요.
시안 04 [감춘] 최종적으로 선택된 상호인데요. 기름에 튀겨진 단순한 음식이 아닌, 재료 본연의 풍미를 즐길 수 있기 위해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을 요한다는 이야기 등을 고객에게 들려주어 감추어져 있었던 덴푸라의 미학을 알게 해준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비밀스럽게 감추어진 최상의 맛을 고객에게 가치있게 전달한다는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기에 좋은 이름이에요.
Q. 이들 가운데 [감춘]이 선택된 이유가 있었나요?
덴푸라라는 낯선 요리에 대하여 거리감을 줄이기 위하여 일본어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지양했어요. 한국적인 이미지로 조금은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한글의 이름으로 지어보면 어떨까 싶었죠.
또 덴푸라는 원래 해산물로 만들어지는데, 해녀들이 바다에 들어가서 재료들을 가져올 때 진짜 좋은 재료들은 감춰두었다가 자식들에게 준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는데 '감춘'이라는 이름이 좋은 식재료를 감추어 두었다가 손님에게 준다는 이야기로 브랜드의 진정성을 표현할 수 있어 좋다는 피드백을 전해주시기도 했어요.
Q. 재미있네요. BI 로 비주얼을 만들때는 어떤 전략을 세우셨는지 궁금합니다.
파인 다이닝이다 보니 고급화를 지향하며 고급스러움을 밀도 있게 보여주려고 했는데요. 그래서 이번 작업에서는 화려한 디자인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했고, 고객 경험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여러 요소들을 조합하여 고급스러움을 연출하는데 집중했어요. 디자인의 존재가 주목받지 않고 그 공간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이요.
그래픽 요소를 줄이는 대신에 언어 자산들을 조금 더 구체화하여 이를 나열하고 보여주는데 집중했어요.'감춘'의 '춘'을 활용하여 감춘, 멈춘, 비춘 세 가지의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어 스토리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했죠.
'맛의 풍미를 감춘' : 튀김 옷 속에 그 맛을 감추어 풍미를 통째로 맛보는 음식으로써 자연의 맛과 자연의 향을 감춘 요리입니다.
'스치는 손길이 멈춘' : 귀한 손님께 최고만을 대접할 수 있도록 재료와 맛에 정성을 다하여덴푸라의 미학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요리의 진정성을 비춘' : 자연에서 오는 건강하고 신선한 식재료들을 얻으며, 이를 제공해 주는 자연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감춘의 철학입니다.
BI 메인 로고를 개발할 때도 사진 이미지와 조합했을 때 식감이나 풍미가 더 잘 보일 수 있도록 튀지 않는 선에서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굉장히 심플한 명조 서체의 타이포 그래픽 로고에요. 앞으로 다양한 슬로건이나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여러 슬로건과 결합해 보면서 조화롭게 어울리는지 시도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심볼도 최대한 집중이 되지 않는 선에서 심플하게 작업이 이루어졌는데요. 봄의 향기가 퍼져나가는 매장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바라보았을 때의 모습을 압축해서 표현한 심볼이에요.
Q. BX 요소들로 고급스러움을 어떻게 연출하고자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우선은 각종 BX 요소가 고객의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매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매장을 눈으로 살피고 테이블에 앉아 주문하기까지의 여정을 상상해보면서 필요한 BX 항목들을 구상했어요. 그리고 나서 각각의 BX 요소들에서 정보 전달을 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죠.
감춘이 가진 핵심 가치와 브랜드 스토리 , 음식을 대하는 진정성 등을 포스터나 메뉴판에 녹여내어 편하고 자연스럽게 고객들이 볼 수 있도록이요. 덴푸라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덴푸라 요리에 대한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했던 것처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도 덴푸라의 가치를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거에요
굉장히 많은 요소들을 작업한 것 같은데요. 사진 촬영할 때는 감춘의 분위기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스토리보드를 짜고, 현장 핸들링을 진행하거나 메뉴판이나 빌즈 디자인, 빌즈 케이스, 룸넘버까지 자잘하고 세밀한 부분들을 디자인하여 모두가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그리고 프리미엄하고 고급스러움이 잘 느껴질 수 있도록 연출했어요.최대한 여백을 많이 두고, 그래픽 요소보다는 텍스추어 질감 표현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 이번 레터 어떠셨나요? 💌
앞으로는 여러분들의 의견에 더 경청하려고 해요.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 혹은 위클리 디블러에게 던지는 응원의 한마디까지 ! 알고 싶은 주제가 있거나 뉴스레터를 읽다가 어려운 부분들에 대한 질문 등어떤 의견이든 환영이에요 ! 알려주신 피드백으로 더 좋은 콘텐츠로 보답해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