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협업은 이전 작업의 경험으로 인해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더욱 빠르고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속적인 협업의 좋은 사례일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전에 작업했던 브랜드와의 또다른 협업이라니, 정말 멋져요. 이번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이번 작업은 2022년 8월에 진행한 꼬미네 하우스의 확장 프로젝트에요.
20-40대 아이엄마를 대상으로 육아 및 패션 용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친근하고 아기자기한 이미지의 브랜딩을 진행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대표님들의 고민 상담을 진행했던 적이 있는데, 꼬미네 하우스 대표님의 고민을 접하게 되었어요. 라이브가 끝난 이후 유선 상담을 통해 제품 다양화로 인해 일관된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를 해결해드리고자 두번째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브랜드의 운영시기에 따라 브랜드 전략을 변경해야할 때 도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브랜드의 초기 단계를 어느정도 벗어나 제품 판매가 안정화되면 다른 고민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초기 구축 단계에서는 앞으로 어떤 제품을 판매할 것인가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없고, 계획한 것과 다르게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 꼬미네 하우스의 경우에는 육아템과 엄마들을 위한 제품 확장으로 인해 기존에 작업했던 귀여운 브랜드 이미지를 계속 가져가는 것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셨는지 궁금하네요.
대표님이 앞으로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과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파악한 결과,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기존에 있는 꼬미네 하우스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것 보다는, 상위 브랜드 개념으로 확장해 엄마를 위한 브랜드를 만드는 전략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엄마들을 위한 질 좋은 아이템이라는 큰 개념을 엄마를 위한 육아템, 엄마를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 더 상세하게 분류한 것인데요. 고난도 제조 과정으로 높은 품질의 제품을 자체 제작하는 것을 보면서, 품질과 가격에 맞는 브랜드 인지도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고급화 전략에 따라 어떤 것이 바뀌었나요?
가장 먼저 '꼬미' 라는 상위 브랜드 네이밍을 결정했습니다.
'꼬미네 하우스' 라는 상호명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고급화 전략에 부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이름에서 느껴지는 귀여움과 아기자기함이 고급화 전략에 맞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꼬미' 는 아이의 태명에서 따온 것으로, 이를 그대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스토리를 유지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뱃속에서 꼬물거리고 있는 작은 생명의 존귀함과 육아를 하는 엄마들에 대한 위대함을 스토리에 담아내었습니다. 이러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 구축을 위한 브랜드 로드맵을 그려나갔습니다.
디자인 컨셉은 어떻게 세우셨나요?
엄마라는 단어보다 여자라는 단어에 집중했습니다.
엄마 자신을 위한 선물같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었어요. 육아템계의 디올이라는 컨셉으로 설정했는데요. 대표님의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고급화 컨셉을 세분화하여 설명해드렸어요.
✔ 우아하지만 절제된 세련미가 느껴지는 디올
✔ 고급스럽고 무거운 이미지의 루이비통
✔ 모던하면서 현대적인 이미지의 입생로랑
이렇게 세가지고 유형화하여 적합한 디자인 컨셉을 찾아드렸습니다.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패턴이 많고 화려한 디자인이 많아 지나치게 화려해보이지 않을 수 있도록 정돈된 세련미가 있는 디올과 같은 디자인 컨셉을 설정했습니다.
꼬미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한데요 !
기존의 스토리는 유지한채 무드만 변화시키고자 했어요.
"어머니의 위대함" 이라는 꼬미의 아이덴티티를 확장하여, 아이를 품고 있는 존귀하고 고결한 엄마의 아름다움과 그녀가 품고 있는 날개를 표현하여, 훨훨 날아가는 나비와 같은 아름다움을 담았습니다. 이러한 스토리를 표현하고자 엄마의 날개, 아이를 감싸고 있는 듯한 모습을 심볼로 표현했습니다.
수정시안을 살펴보면 정말 사소한 것 하나하나 고려한 흔적이 보여요.
세련됨과 우아한 무드는 디테일한 차이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하나의 폰트나 색상을 선택할 때도 근거가 있는 디자인으로 결정하고자 했는데요. 대놓고 화려하지 않지만 모던하지 않은, 꾸미지 않은 듯한 세련됨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심볼이 화려하기 때문에 폰트는 최대한 미니멀하게 산세리프체를 선택해 두가지 밸런스를 맞추려고 했어요. 또한 제품이 파스텔 톤과 패턴이 많이 있기 때문에 따뜻한 무드의 컬러를 선택했죠. 추후 제품 촬영 시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를 고려해 베이지와 블랙과 같이 강한 여성상을 보여줄 수 있는 컬러를 선택해 상품성을 고려했습니다.
항상 작업할 때 왜 이 디자인으로 결정할지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고 객관적인 결과물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브랜드 운영 방향에 따른 비주얼은 어떻게 작업되었나요?
가방이나 의류에 들어갈 심볼로, 상품과 어울릴 수 있도록 다양한 로고 유형을 만들었습니다. 디올 가방에 디올 로고가 없으면 가치가 사라지는 것 처럼 브랜드 인식을 위한 상징성이 담겨 있는 심볼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심볼을 확장해 패턴을 만들고, 오버 사이즈로 확대하여 키비주얼을 만들어 다양한 이미지를 표현했어요.
고객들에게 꼬미가 어떤 이미지로 전달되었으면 하나요?
엄마로서 가지고 싶은 패션템으로 자리잡혔으면 좋겠어요.
꼬미에서 정의하는 엄마는 희생적이지 않습니다. 자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엄마로서 자긍심을 느끼는 당당한 여성상을 그립니다. 이에 엄마가 여자로서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브랜드를 구축했는데요.
육아를 하는 엄마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고 품질이 좋으며, 모두가 인정하고 추천하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해요. 실제로 지인께 선물해드렸는데 주변에서 많이 물어보셨다고 해요.
사용해보니 수납력, 내구성, 디자인 모두 마음에 들어 다른 친구들에게도 소개해드렸는데
많은 분들이 만족하셨다고 해요. 허황된 바람이 아닌 그저 있는 그대로의 브랜드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작업을 통해 느끼신 점이 있나요?
처음 꼬미네 하우스 브랜드 디자인을 했을 당시, 세련되지만 귀여운 무드에 집중했어요.
아무래도 아이와 관련된 브랜드이다보니 귀여운 컨셉을 놓칠 수 없는 대표님의 니즈를 반영해 진행했는데요. 이에 실제 시장에서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 중 앞서 세운 전략과 상품의 무드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케이스였어요. 시장에서 얻은 피드백을 통해 디자인에 다시 접목시켜 브랜드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기회를 통해 고객의 니즈와 디자이너로서의 견해 사이에서 더욱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 또한 작업이 끝난 후에도 브랜드의 성장 중 느끼는 부족함을 언제든지 채워드릴 수 있도록 지속되는 관계를 유지해나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