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동물 시장이 해마다 커지고 있어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펫팸족(Pet + Family) 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것 같아요. 여기서 더 나아가 반려동물을 자신처럼 아끼고 사랑한다는 펫미족(Pet+Me), 체험단이나 서포터즈를 일컫는 펫플루언서(펫+인플루언서) 그리고 명품 브랜드나 고급호텔에서의 럭셔리 제품을 일컫는 펫셔리(Pet+luxury) 까지. 정말 다양하죠?
반려동물을 위해서라면 주체하지 않고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생겨난 반면에, 그만큼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또 높은 시장 잠재력으로 인해 다양한 분야에서 펫산업에 뛰어들고 있기도 하구요.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대기업들까지 말이죠. 그래서 이제는 더더욱 차별화된 제품력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해요. 오늘 소개해드릴 프로젝트 역시 반려동물을 위한 용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인데요 ! 어떤 고민이 있었고 어떻게 풀어나가려고 했는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볼게요 :)
와그랩 의 첫번째 출시 제품 - 캐치스멜
Q. 안녕하세요 ! 와그랩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wag(꼬리를 흔들다)'와 lab(연구실)' 두 단어의 합성어로, 작고 귀여운 반려동물들의 행동을 연구하고 이들을 모시고 사는 사람들의 고민들을 해결해주고자 한대요. 반려인들의 복지를 위한 브랜드죠.
첫번째로 출시할 제품은 탈취제에요. 청소를 했는데도 냄새가 없어지지 않거나, 냄새 때문에 손님을 맞이하는 것이 꺼려지는 것. 많은 반려인들이 공감하실 거에요.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들이지만 은근히 스트레스 받는 것 중 하나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프레이를 뿌리고 어두운 곳에서 레이저를 비추면 냄새의 근원지를 찾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대요. (링크)
Q. 처음에 고민하셨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아마 펫시장 관련 업종이라면 다 고민하는 부분일 것 같아요. 캐릭터로 브랜드 페르소나를 만들어 좀 더 친근하게 고객에게 다가가고 싶은데, 문제는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야할지 고민이 되셨대요. 강아지 캐릭터를 만들어야할까? 고양이 캐릭터를 만들어야할까. 강아지 고양이 두개다 만들까. 우리 브랜드를 대표하기 위해서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야할지 고민하고 계셨어요.
Q. 고민 해결을 위해 어떤식으로 접근하셨는지 궁금해요.
먼저 우리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어떻게 잡고 싶은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듣다보니 대표님의 개인의 성격과 실제 키우고 있는 강아지의 성격에서 많이 묻어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외향적이면서 내향적인 대표님의 성격에서 대놓고 인싸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튀고 싶은 마음과 엄청 작지만 건방진 귀여움을 갖고 있는 새침때기 말티즈. 두가지의 성격을 믹스해보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더 들어보았어요. 시장에서 어떤 인식을 만들고 싶냐는 물음에 '이런 제품도 있구나?' '어 근데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딱 해결해주는 제품들만 팔고 있네' 신기하면서도 꼭 필요한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인식을 만들고 싶다고 대답해주셨죠.
Q. 디자인 전략이 궁금해요!
위에서 들은 내용을 토대로 키워드들을 뽑아 보았어요. #키치함 #도전적인 #유머러스한 #새침한 #귀여운 이런 키워드들이 떠올랐고, 선호하는 무드까지 고려했을때 사이버 펑크의 디자인 컨셉이 적합할 것 같다고 판단했어요.
또 강아지와 고양이 둘중 어떤 캐릭터를 그려야하지라는 고민보다는 먼저, 어떤 스토리텔링으로 캐릭터 전개를 해나가지? 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서 시안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메인 캐릭터가 정해지면 필요에 따라 캐릭터 확장을 하면 되거든요.
시안을 잡을 때는 새침한 귀여움을 표현할 수 있으면서도, '반려동물들이 꼬리를 흔들며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끊임 없이 연구하고 개발한다.' 라는 스토리를 전개할 수 있도록 선글라스를 활용했어요.
1차 시안 (1)
반려동물들이 무언가 사고를 치거나 잘못했을때 눈을 땡그랗게 뜨고 눈치를 보잖아요. 자기도 잘못했단걸 알지만 일단은 딴청을 피우기 바쁘죠. 그런 모습들을 재미있게 표현해보았습니다.
1차 시안 (2)
반려동물을 향한 사랑이 담긴 눈으로 연구하는 모습을 표현했어요. 호기심이 굉장히 강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탐구하고 찾으려는 모습이면서, 하트가 담긴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요.
1차 시안 (3)
고양이들을 키우는 사람을 집사라고 부른다고 하잖아요? 건방지고 새침한 성격이지만 그런 모습마저도 귀엽게만 보이는 특징을 표현해봤어요. 건방져 보이는 선글라스가 한몫해요.
수정 과정
Q. 1차 시안 이후에 수정하는 기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고 들었어요.
1차 시안 이후에 글씨체를 바꿔보자. 선글라스 모양을 바꿔보자. 컬러를 바꿔보자 등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어요. 수정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이게 최선일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구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해보았어요. 위에서 말씀 드렸던 전략 위에 좀 더 명확하고 뾰족한 컨셉이 있어야 오직 와그랩만이 가질 수 있는 브랜드 디자인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기준이 모호하다보니까 컬러를 정하는 이유도, 폰트를 써야될 이유도 명확하지 않았던거에요. 기획에서의 부족함을 빠르게 인정하고 기준을 세우려고 했어요. 그렇게 찾아낸 것은 이거에요.
1. '우리 반려견이 왜 저러지? 연구해보자' 2. 어두운 곳 (안보이는 곳)에서 밝은 것을 찾아준다.
때문에 어두운 우주에서 탐험하는 와그랩 군단을 개발하자! 어때요? 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나서 딱 이거다! 라고 말했어요. 레이저를 통해 냄새의 근원지를 찾는다는 제품의 이야기를 녹여낼 수 있으면서도 그동안 몰랐던 신박한 제품들을 찾아내고 개발해낸다는 브랜드 스토리도 전달할 수 있겠다 싶었죠.
최종 BI
컬러와 그래픽 소스
Q.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물이 나왔는지 더더욱 궁금해지네요.
위의 기준이 선명해지니 다른 요소들도 어떻게 진행되면 좋을지가 한번에 정해졌어요. 컬러는 형광 컬러의 민트와 퍼플, 블랙을 키컬러로 정했고, 그래픽 소스로 우주별, 행성, 은하, 빔과 같은 요소들을 만들어냈어요. 키비주얼은 어둠속에서 빛을 찾는 선글라스와 우주를 탐험하는 와그랩 군단이에요.
정말 신기하게도 이 아이디어와 디자인 결과물을 제안해드리니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었어요. 가끔은 이렇게 헤매는 경우도 생기곤 해요. 대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때까지 고민하고 고민하는데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패키지 디자인
Q. 패키지 디자인도 하셨는데, 메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확장하시려고 했는지
궁금해요.
패키지 디자인 시에 1. 제품명 강조형 2. 키비주얼 강조형 3. 캐릭터 강조형 세가지 중 어떤 것을 선호하시는지 먼저 물어보았어요. 캐릭터가 강조되고, 캐릭터와 제품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이면 좋겠다고 해주셨죠.
사실 앞에서 정한 기준이 명확하다보니 패키지를 어떻게 풀어내야할지도 금방 정해진 것 같아요. '우주에서 탐사하다가 레이더망에 포착된 신박템들'. 이를 구현해낸 디자인이에요. 상자 패키지에서는 레이더망으로 제품의 형태를 재치있게 보여주고, 제품을 꺼내보았을때는 레이저를 비치면서 열심히 탐험하는 와그랩 군단이 나오게끔 했어요. 재미있지 않나요?
추후 다른 제품이 개발되었을 때도 해당 제품의 특징에 맞추어 캐릭터와 그래픽을 확장하여 재미있는 컨셉으로 변경되어질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건강 케어 제품이 출시가 된다면 와그랩 군단이 의사 가운을 입고 청진기를 들고 있다거나, 운동을 하는 모습으로 확장 되어질 수 있겠죠?
오늘도 마찬가지로 기획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껴요. 기준이 모호하면 작업이 산으로 갈 수도 있고, 작업자도 힘들고 고객분들도 힘들고 효율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구요. 그래서 더더욱 첫 시작을 어떻게 진행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더 좋은 결과물도 얻을 수 있죠. 그럼 오늘 칼럼도 재미있게 읽으셨기를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