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해지면서 실내 공간에도 초록빛의 식물들로 분위기를 전환해 보면 어떨까 싶어요. 이번 프로젝트는 '그린' 이라는 색이 품고 있는 에너지를 공간을 통해 전달하는 식물 아트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브랜드 입니다. 작년 9월 네이밍 작업부터 시작해 정말 하나하나 심사숙고 하면서 오랜시간 작업했습니다.
'그리즘' 이라는 브랜드 이름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비하인드 작업 스토리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
Q. 그리즘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플라웍스앤코'라는 플랜테리어 브랜드에서 새롭게 런칭한 브랜드에요.
기존에는 플랜테리어 서비스의 판매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에는 갤러리, 클래스, 공간 대여 등 공간과 전시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브랜드입니다.
Q. 처음 작업 의뢰 당시 가지고 있던고민은 무엇이었나요?
그리즘 대표님과의 첫 작업은 2018년 플라웍스앤코 브랜딩 프로젝트였어요.
그 때 당시 가지고 계셨던 고민은 '브랜딩 요소의 부재' 였습니다.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브랜딩보다는 서비스 판매에 집중하셨기 때문에 플라워 웍스 코퍼레이션을 줄인 상호명처럼 보여줄 수 있는 의미나 스토리가 정해진 것이 없었어요. 그렇다보니 사업을 운영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록 '어떻게 고객에게 우리를 전달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고, 이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고자 디블러를 찾아와 주셨어요.
이 때의 경험으로 브랜딩에 대한 필요성을 알게 되셨고, 두번째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이번에는 이름부터 탄탄하게 잡아가고자브랜드 네이밍 작업을 맡겨주신 것 같아요.
Q. 브랜드 네이밍 작업부터 시작하게 되면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을 먼저 하게 되면 정해져 있는 상호명과 해당 상호명이 만들어진 과정 등을 살펴보면서 본질을 파악해요. 이미 정해진 상호명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상호와 연결지을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드리고 있어요.
하지만 브랜드 네이밍 작업부터 시작하게 되면, 정해진 바가 하나도 없는 '無'의 상태이기
때문에 브랜드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 하는 작업부터 시작됩니다.
네이밍 작업을 하면 좋은 점은 브랜드 본질을 상호명에 녹여내어 이를 슬로건으로, 스토리로, 디자인으로 일관되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간다면 브랜드에 대해서 한번 곱씹어 보게 만들어 우리 브랜드를 더욱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상호의 발음에서 형성되는 브랜드 이미지가 큰 역할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놓치고 싶지 않은 예비 창업자 분들께서 많이 문의주시곤 해요.
Q. 브랜드 네이밍을 정하는 과정이굉장히 오래 걸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브랜드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정말 많이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아요.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보니, 공간에서 무엇을 할지에 대하여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었어요. 그래서 1차 네이밍 시안을 보여드렸을 때도 명확하게 이거다! 싶은 선택지 또한 없으셨죠.
네이밍 1차 시안 일부
고민이 깊어질 수록 더 결정하기 힘들어 하셨어요.
그래서 명확한 선택 기준을 만들어 드리고자 공간과 브랜드를 재정의 하는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왜 쇼룸을 만들고 싶으신지
▪️쇼룸에서 무엇을 판매할 것인지
▪️전시 공간으로서의 콘텐츠 사업을 할 것 인지
▪️아트 전문가의 포트폴리오용 공간을 만들 것인지
▪️어떤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했으면 좋겠는지
▪️이곳을 재방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목적으로 공간을 운영할 것인지에 대하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하면서 브랜드의 본질을 찾아 갔습니다.
Q. 그렇게 해서 찾아낸 핵심가치는 무엇이었나요?
세컨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를 알아내고 나니 본질을 정하는 것이 수월했어요.
기존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 실제 사용 목적에 맞는 작업 만을 하다보니
플랜테리어 예술 작가로서 예술성을 표출할 기회가 적어 이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고 해요.이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하고자 작가의 의도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세컨 브랜드를 만드는 이유였죠.
이러한 니즈를 캐치하여 '예술성을 표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공간' 이라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 본질을 정의내릴 수 있었어요.
Q. '그리즘' 속에 핵심가치를 어떻게 녹여내었는지궁금합니다.
이렇게 브랜드 본질을 찾고 나면 그 다음으로 하는 작업은 해당 브랜드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어울리는지, 대중적인 이미지가 어울리는지 정하는 것 입니다.
대중적인 이미지를 연상하는 직관적이고 쉬운 이름보다는, 예술성이 강한 브랜드라는 점을 고려하여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왜 이런 이름을 가지고 있지? 라고 한번 더 생각해보게 만드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는 이름이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그린의 에너지가 퍼지는 공간' 이라는 슬로건 속에 플랜테리어 작가들이 예술성을 펼치는 공간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아내었습니다.
이러한 상징성을 담아내고자 "그린"과 "퍼지다" 라는 두가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어 그린과 프리즘의 합성어 그리즘이라는 이름을 제안 드리게 되었어요.
Q. 이름에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들었어요.
네 맞습니다.
첫번째의미는 위에서 말씀 드린 것과 같이 "프리즘 처럼 그린이 퍼지는 공간" 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꽃과 식물로 예술을 하면서 그린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퍼진다는 스토리를 풀어나갈 수 있죠.
두번째의미는 "그린의 사상" 을 의미해요. 플랜테리어 작가들이 자신의 예술적 사상을 담아낸 공간이라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모더니즘, 휴머니즘처럼 어떠한 사상을 이야기할 때 ~ISM 이라는 어미를 쓰는데요. 작가들이 식물에 대한 사상과 철학이 모여 만들어진 곳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Q. 작업과정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이러한 상징적인 의미들을 디자인으로는 어떻게 풀어내셨나요?
'프리즘' 을 그래픽 모티브로 삼아 풀었어요.
👉첫번째아이디어 : 그린의 기하학적 형상화
1차 시안 일부
👉두번째아이디어 : 그리니즘
그린의 사상을 표현하는 이들만의 화풍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이들이 가지고 있는 식물과 예술에 대한 사상과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표현법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1차 시안 일부
👉세번째아이디어 : 프리즘
말 그대로 그린이라는 컬러가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빛이 퍼지는 모습을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블러 효과나 색의 혼합 등을 활용하여 공기 속에 빛이 퍼져나가는 모습을 시각화하고자 했어요.
1차 시안 일부
이렇게 세가지 아이디어를 제안드렸는데,
대표님께서는 두번째 아이디어 '그린의 사상' 을 선호하셨어요.
Q. 화풍을 만들어낸다라,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데 좀 더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현실파, 추상파하면 떠오르는 화풍이 있듯이, 그리즘 하면 떠오르는 화풍을 만드는 건데요.똑같은 꽃을 그리더라도 어떤 사람은 라인으로만 그릴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덕지덕지 유화를 그리듯이 표현할 수 있어요. 이렇게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고 자신만의 해석으로 그려내는 것을 화풍이라고 해요.
그리즘만의 식물을 그려내는 방법을 만들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키비주얼을 보시면 알 수 있듯이, 그리즘의 화풍은 살짝 삐뚤빼뚤한 모습으로 굉장히 자유로운 느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삐뚤빼뚤한 화풍 자체가 그리즘의 아이덴티티가 된 것이죠.
Q. 각 비주얼 요소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도 부탁드릴게요.
위에서 말한 그리즘의 화풍을 그린 그래픽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자칫 브랜드로 인식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워드마크 로고를 메인으로 설정했습니다.
세련되고 엣지있는 모습을 나타내기 위해 얇은 라인과 연결감을 주었어요.
또한 이름에서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심볼에서도 이중적인 의미를 담아내었어요. 똑바로 보면 꽃봉오리 같지만, 거꾸로 보면 조명처럼 보여서 빛과 공간을 상징할 수 있는 그래픽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삐뚤빼뚤의 자유로운 화풍이 키비주얼이 될 것 같은데요.
지금은 꽃을 그렸지만 이후에는 나무가 될 수 있고, 새싹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사람이 될 수 도 있어요. 어떤 것이든 상관 없이 그리즘만의 것으로 그려낼 수 있죠.
이러한 화풍이 담긴 이미지로서 고객들이 브랜드를 인식할 수 있도록 의도했습니다.
Q. 앞으로 그리즘이 보여줄 고객경험은 어떤 것이 될까요?
그리즘이 앞으로 보여줄 고객 경험은 이들만 의 예술적 사상을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해요.
그린의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하여 계절에 따라, 테마에 따라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을 할 예정이고, 작가들과 협업하여 작가들의 예술성을 펼칠 수 있는 전시 공간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식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들만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예술적으로 승화시킨다는 것이 이들이 보여줄 고객 경험일 것 같아요.
그런 점에 있어 비주얼 적으로도 어떤 것이든 그리즘의 화풍으로 '그린의 사상'을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이 브랜드 경험 디자인의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