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특집 구독자님, 길었던 연휴 잘 보내셨나요? 아마 오늘도 한글날이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쉬면서 잠시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해요.
한글은 단순 문자 이상의 힘을 갖고 있어요. 문자가 가진 의미 외에 디자인과 형태적으로 특정한 분위기나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죠. 시각적 이해를 도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한글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존재이다 보니, 고리타분한 것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통적인 미와 현대적인 미를 모두 갖고 있어 고즈넉하기도 하고 트렌디하기도 한 모습으로 우리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어요. |
|
|
과거 붓으로 쓰였던 한글은 점차 단순화되기도 하고, 여러 가지 형태로 개발되면서 고딕체, 명조체, 손글씨체, 디자인 서체 이렇게 네 가지 형태로 분류되고 있어요. 수직, 수평, 사선, 원형 기하학적 요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되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데요.
보통 한글 하면 고딕체나 명조체 같은 일반적인 서체를 떠올리지만, 고딕체와 명조체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들의 서체들이 있어요. 최근에는 한글 서체를 개발하는 서체 크리에이터가 많아지면서 트렌디하고 재치 있는 서체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
|
|
1. 210 비밀정원 by. design210 (유료)
깔끔하고 가독성이 좋은 한글 폰트지만, 자음 'ㅅ, ㅈ, ㅊ'에 곡선이 부드럽게 연결되어 유니크한 포인트가 있는 한글 서체에요. 글자 획의 굵기 차이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죠.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싶을 때 활용하기 좋은 서체에요. |
|
|
2. HS 토끼체 by. 토끼 타입 공장 (무료)
발랄하면서도 리듬감이 느껴지는 통통 튀는 한글 서체에요. 마찬가지로 'ㅅ, ㅈ, ㅊ' 자음에 곡선 포인트가 들어가고, 글자가 오른쪽 위로 상승하는 특징이 있어요. 단순한 형태이면서도 곡선의 포인트가 있어 재미있게 메시지를 강조할 수 있어요. 생동감을 보여주고 싶을 때 활용하기 좋은 서체에요. |
|
|
3 빈틈 by.kigtype (유료)
두꺼운 글자체와 자음 모음 사이의 간격이 매우 좁은 것이 특징인 한글 서체인데요. 글자들이 밀집된 느낌을 주어 꽉 차있는 듯한 공간감을 보여줄 수 있어요. 포스터, 패키지, 썸네일 등에서 텍스트를 강조하고 시선을 끌기에 효과적인 서체인 것 같아요. |
|
|
이와 같이 한글은 전통적인 이미지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이미지까지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특정 양식에 제한받지 않고 무궁무진한 모습으로 확장될 수 있어 독특하고 유니크하면서도 트렌디한 모습으로도 표현이 가능해요. |
|
|
최근에는 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서체를 개발하는 트렌드도 생겼어요.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서체를 개발해 무료로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배포하고 있어요. 브랜드마다 각자 갖고 있는 성격이나 분위기가 다르듯 각각 다른 서체 디자인들을 개발하는데요. 통통 튀기도 하고, 아기자기하고 귀엽기도 하고, 날카롭고 뾰족하기도 해요. |
|
|
1. 촵땡겨체 , 딱 붙어 체 by. 롯데리아
롯데리아는 자신들의 도전 정신을 담아 재미있는 서체를 개발했어요.
▪️촵땡겨체 : 푸짐한 먹거리의 행복을 가득 채워 넣어 오동통해진 튼실한 글자
▪️딱 붙어 체 : 차곡차곡 쌓아 올려 햄버거의 정체성을 표현한 글자 |
|
|
2. 마포나루, 마포다카포, 마포 홍대 프리덤 by. 마포구
마포구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마포구 홍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서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마포구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아 9종의 서체를 소개했어요.
▪️마포나루 : 마포구의 대표적인 축제인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의 브랜드 서체
▪️ 마포다카포 : 일상의 활력을 불어넣는 마포구 클래식 공연의 세계를 담은 서체
▪️ 마포홍대프리덤 : 예술가적 기질을 갖고 홍대에 모인 젊은이들이 표현한 그래피티, 테이프 자국 등시각적 형태를 활용하여 표현한 서체 |
|
|
3. 삼립 크리미 화이트체 by.SPC 삼립 x 디자인 210
SPC 삼립의 시그니처 제품인 정통 크림빵의 출시 60주년을 기념하여 개발한 서체에요. 크림빵 패키지에 사용했던 타이포그래피를 서체로 개발했는데요. 정통 크림빵이 지난 60년 동안 변함없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모두에게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서체로 개발했다고 해요. |
|
|
이렇게 한글 서체를 통해서 롯데리아가 가진 '친근한' 정체성을 전달할 수도 있고, 마포구가 가진 다양한 소식들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도 있고, SPC 크림빵이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감사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어요. 서체를 다운로드해 사용하는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 이미지나 브랜드 메시지를 느끼게 하고,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성격을 파악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요. |
|
|
2023년 폰트 플랫폼 산돌이 한글날을 기념해 주최한 전시로, 100여 명의 창작자들에게 한 글자를 골라 레터링 디자인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각 기 다른 글자를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담아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표현했죠. 한글의 다채로움과 창작자들의 표현은 한계가 없음을 전하고자 진행되었다고 해요. |
|
|
'좋' by. 김도연 그래픽 디자이너 (링크)
한글 레터링 디자이너 김도연 작가가 디자인한 글자에요. (인스타그램)
'좋'이라는 단어는 앞뒤로 붙여지는 단어와 쓰이는 상황은 모두 다르지만 모두 대상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어요. 큐피드 화살과 활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 되었습니다. |
|
|
'칼' by. 김영선 그래픽 디자이너 (링크)
29CM 크리에이티브팀에 소속되어 근무하는 BX 디자이너 김영선 디자이너께서 작업한 글자에요. (사이트)
뜻과 의미가 잘 닮아 있는 한글. 글자 그 자체로도 날이 서있고 사선으로 매끄럽게 떨어지는 덧줄기조차 칼날처럼 날카롭다. 칼날 끝이 서있는 것 같은 획과 예리하게 떨어지는 뾰족함을 강조했다. |
|
|
마켓컬리, 예스24, TVING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개발한 CFC 디자인 스튜디오의 전채리 CEO께서 디자인한 글자에요. (인스타그램)
늦여름 산책을 좋아한다.공원의 풀들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는데글자에도 그런 느낌을 담고 싶었다. |
|
|
이 전시의 다른 글자 디자인들을 보면서 같은 글자더라도 어떠한 의미를 담고자 하는지, 어떠한 의도를 표현하고자 하는지에 따라 형태와 표현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단순 문자 이상의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던 전시인 것 같아요. |
|
|
이번에는 조금 특별하게 한글을 사랑하는 크리에이터를 소개해 보려고 해요. 바로 '장기하' 뮤지션인데요! 장기하는 유독 '한글'에 집착하며 깊은 애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싸구려 커피' 'ㅋ' '가나다' '부럽지가 않어' 장기하가 만든 노래를 보면 장기하만의 음악적 철학을 알 수 있는데요.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노래하는 것이 이의 철학이라고 해요.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을 소재로 운율을 만들어 가사가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평소 대화의 말투처럼 노래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해요. 우리말로 만든 노래뿐만 아니라 앨범 표지도 한글 레터링으로 디자인하기도 했어요. |
|
|
이에 더 나아가, 장기하의 음악적 철학을 담은 '기하제'를 직접 개발하기도 했는데요. 서체 디자이너 '채의 준' 작가와 함께 협업해 제작한 이 서체는 장기하 특유의 자연스럽고 독특한 억양이 느껴질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해요. 서체를 개발하는 방식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과한 꾸밈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장기하스럽다고 생각해 글자 뼈대에 살짝의 포인트만 주는 형태로 디자인되었대요. 한글 서체를 개발함으로써 한글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음악적 철학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사용함을 확인할 수 있어요.
|
|
|
옛 한국 거리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던 요소가 이제는 힙하고 유니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거리에서 흔하게 보던 간판이나 포스터, 전단지 등이 Z세대들에게는 '멋지다'라고 여겨진다고 해요. 스마트폰과 같이 디지털 문화가 익숙한 이들에게는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트렌디하게 느껴지는 것인데요. |
|
|
1. 가타 쯔무리
서대문구에 위치한 일본인 셰프가 운영하는 가락국수가게인데요. 가게 이전에 걸어둔 간판을 그대로 사용하여 운영 중이에요. '대우전자 지정점'이라는 낡은 간판이 레트로하고 빈티지한 매력을 증가시켜주는 것 같아요. |
|
|
2. 초원사진관
레트로 감성 그자체! 군산의 랜드마크로 알려진 사진관인데요. 레트로한 간판과 외부 모습때문에 사진 스팟으로 유명해졌다고 해요. |
|
|
밖에도 한국스러움 그 자체의 간판 디자인을 모아봤어요. 구식의 낡은 것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아이코닉한 것으로 여겨지는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이것 역시 시간이 지나도 아름답게 보이는 한글의 힘이지 않을까 해요. |
|
|
이렇게 한글날을 맞이해 한글이 가진 아름다움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한글에 대한 작은 오해가 있었다면, 그 오해를 없애는 시간이 되었길 바래요. 전통스러운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아름다움까지 갖고 있는 한글의 미, 그리고 그것이 전달하는 힘까지.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는 한글을 더욱 매력적으로 활발하게 사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레터는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
|
|
💌 이번 레터 어떠셨나요? 💌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해요 ! 이번 레터에서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 혹은 위클리 디블러에게 던지는 응원의 한마디도 좋아요. 알고 싶은 주제가 있거나 뉴스레터를 읽다가 어려운 부분들에 대한 질문 등 어떤 의견이든 환영이에요 ! 알려주신 피드백으로 더 좋은 콘텐츠로 보답해드릴게요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