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좀 더 친근하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브랜드라면 모두 고민하고 있을거예요. 고객이 우리에게 마음을 열고, 많은 관심과 많은 대화를 나누길 기대하죠. 그래서 브랜드는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여러 가지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곤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바로 '브랜드 캐릭터'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에요.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존재를 느끼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캐릭터는 고객으로 하여금 소통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이는 곧 브랜드에게 말을 걸어줄 확률이 높아지게 되죠. 또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가치관을 캐릭터에 투영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는데요.
이러한 다양한 효과 때문에 많은 브랜드들이 캐릭터 개발을 하려는 것 같아요. 그럼 우리 브랜드를 대표할 캐릭터는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유아용품 브랜드 '아누리'의 세컨 브랜드인 '누리 빌리지'의 캐릭터 개발 과정을 소개해 보려고 해요. 누리 빌리지의 브랜딩 비하인드 스토리를 인터뷰를 통해 함께 살펴볼게요!
📍 프로젝트 소개
Q. 안녕하세요. 이번 프로젝트는 어떤 브랜드인지 소개해주세요.
누리 빌리지 (Nuri village)는 프리미엄 영유아용품 브랜드 '아누리(Anuri)'의 세컨드 브랜드에요. 대표님께선 아누리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가족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들이 가진 니즈들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대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지만 각자 처한 상황, 양육 방식, 가치관, 라이프 스타일이 다 다른 거죠.
또 요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대부분 맞벌이 부부가 많잖아요. 일도 해야 하고 퇴근하면 집안 일과 청소 그리고 육아까지 책임져야 하죠. 하루 일과가 끝나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대요.'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고민에 빠지게 되었고, 일상에서의 소소한 힐링의 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대요. 그렇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친근하고 대중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대요.
Q. 왜 캐릭터 디자인을 하려고 하셨나요?
'저마다 다른 누리 패밀리들이 모여 있는 곳' 누리 빌리지 이름의 의미예요. 가지 각색의 부모와 아이 토끼 캐릭터들이 모여 사는 곳이죠. 모두가 토끼 캐릭터지만 자세히 보면 스타일도 개성도 그들의 상황도 모두 달라요. 누리 빌리지라는 세계관을 만들어 다양한 유형의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고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자 누리 빌리지만의 캐릭터를 만들기로 했어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랑'이라는 가치를 전하고 싶어 하셨어요. 가족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상, 그 소중한 순간들을 누리 빌리지도 진심으로 대하고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캐릭터를 통해 전달되기를 바랐죠.
📍 캐릭터 디자인 작업
Q. 캐릭터 디자인 과정은 어땠나요? 캐릭터를 만들기 전에 각각 어떤 성격을 부여할지 정해야 했는데 대표님께서 부모들의 여러 유형들에 대해서 굉장히 디테일하기 정리해 주셨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자기개발도 열심히 하고 뭐든지 계획적으로 똑 부러지게 일을 처리하는 커리어 우먼.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면서 트렌드에 민감하고 패셔너블한 엄마도 있어요. 정보력이 뛰어나서 주변 엄마들의 소식통이 되어 준대요. 평소에는 허당끼 있는 평범한 주부지만 물건 살 때만큼은 깐깐해지는 엄마도 있고요.
이런 재미있는 소스들과 설정들을 해주신 덕분에 캐릭터 디자인을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어요.
캐릭터 디자인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서 형태가 달라지는데요. 웹툰 형식의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었고, 그뿐만 아니라 제품 디자인으로도 사용하고 추후에는 굿즈로도 제작하여 다양하게 활용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이에 머리와 바디로 나눠진 형태로 따로따로 쓸 수 있으면서 선이 깔끔해 여기저기에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제작하고자 했어요. 주변 선이 지저분하게 엉켜있거나 선명하지 않으면 숙련된 디자이너가 아닌 이상 활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많이 고려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또 기존의 아누리가 가지고 있던 감성적이고 모던한 무드를 크게 벗어나지 않길 바라셨는데요. 이에 부드럽고 밝은 톤의 컬러를 활용하여 이전의 무드를 살리면서도 캐릭터의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하고자 했어요.
키워드로 무드를 정리해 보았을 때 #아기자기한 #재미있는 #귀여운 #사랑스러운 #정다운 #포근한 #풍성한 #달콤한 이 정도의 이미지를 연출하고자 했습니다.
01 시안
첫 번째 시안은 동화책의 클래식하고 내추럴한 분위기를 강조했어요. 크레파스로 그린 듯한 질감으로 감성적인 무드를 연출했죠. 모두 같은 또 끼이지만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여 보여주기 위해 토끼와 다른 동물을 믹스했어요.
우리 : 토끼로만 이루어져 있어,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임을 의미해요.
가장 많은 사람들과 닮아 있는 캐릭터에요.
두리 : 토끼+치타, 치타처럼 날쌔게 모든 일을 소화하는 워킹맘을 표현했어요.
나리 : 토끼+공작새, 공작새처럼 화려해요. 트렌디하고 패셔너블함을 표현했어요.
02 시안
두 번째 시안도 마찬가지로 토끼와 다른 동물을 믹스하여 캐릭터 특징을 강조했는데요.
페니 : 토끼+펭귄, 허당 미와 장난기가 가득해 항상 유머러스한 주부를 표현했어요.
푸니 : 토끼+푸들, 멋부리기 좋아하는 멋쟁이 뷰티 인플루언서에요.
새초롬하고 애교 많아요.
포니 : 토끼+여우,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에 직장이든 집이든 모든 일을 척척 해결해요.
깔끔하지만 끊어진 선을 사용하여 동물 캐릭터들이 가진 복슬복슬하고 풍성한 느낌을 살렸어요.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과 달콤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한 시안이에요.
03 시안
캐릭터 설정은 두 번째 시안과 동일해요. 끊어진 선 대신 깔끔한 선으로 딱딱 떨어지게 제작해 보았어요. 세 가지 시안 중 가독성이 가장 좋은 시안이에요. 조금 더 아기자기하고 발랄하고 활기찬 이미지가 느껴져요. 같은 설정이어도 전혀 다른 모습이죠?
📍 피드백과 수정
수정 시안
Q. 어떤 시안을 마음에 들어해주셨나요?
두 번째 캐릭터의 스토리텔링과 무드를 마음에 들어 해주셨는데요! 사랑스러운 무드를 조금 더 강조하고 싶어 하셔서 눈과 입의 모양을 조금씩 수정했어요. 눈의 위치나 형태를 바꾸기도 하고, 흰자와 검은자 포인트, 눈꺼풀 등을 통해 포인트를 주어 캐릭터 인상을 조금씩 변형했어요. 눈동자에 반짝이는 효과를 넣고 눈의 크기를 더 크게 만들어 사랑스럽고 발랄한 인상을 주는 누리 빌리지의 최종 캐릭터를 찾아낼 수 있었어요.
Q. 캐릭터 디자인은 일반 BI 보다 활용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기본이 되는 캐릭터 형태를 팩스하고 난 이후에는 캐릭터를 확장하는 작업과 디테일을 조금 더 잡는 과정을 진행했는데요.
캐릭터 작업에서는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어드리는 것이 중요해요. 앞모습만 캐릭터를 만들어드리면 캐릭터를 활용할 때 옆모습이나 뒷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는 어떻게 사용하지? 막막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정면뿐만 아니라 측면 후면의 모습까지 시스템으로 만들어드려요.
확장 또한 중요한데요. 전 자세에서 만세 하는 모습,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모습 등 여러 버전의 자세로 확장해드렸어요. 또 캐릭터가 사용될 배경의 컬러 때문에 캐릭터 사용에 제한이 생길 수 있어서 다양한 색상의 응용 버전까지 만들어 드렸어요
캐릭터만 단독으로 보여주게 되면 브랜드 이미지를 풀어내는데 부족함이 있어요. 누리 빌리지만의 브랜드 이미지와 무드를 일관되게 보여주는 키 비주얼이 필요했죠. 캐릭터를 패턴으로 사용해 키 비주얼을 제작했어요. 누리 빌리지만의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한층 더 잘 느껴지도록 이요.
📍 실제 활용
Q.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궁금해요.
캐릭터 디자인이 활용하기 어렵다 보니 잘 활용하실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요. 누리 빌리지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이 오픈되고 나서 괜한 걱정을 했구나 생각했어요. 걱정과는 달리 너무나도 잘 활용하고 계셨거든요. 처음 말씀해 주셨던 계획대로 가족들의 다양한 성격들을 소개하고 조금씩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고 있어요.
다음 게시물이 항상 기다려지는 것 같아요. 새로운 게시물을 올려주실 때마다 너무나도 잘 활용해 주신 덕분에 작업의 뿌듯함을 느끼고 있거든요. 브랜드의 이미지에 맞는 적절한 톤 앤 매너와 디자인 시스템에 벗어나지 않는 사용이 디자인 활용의 완벽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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