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위클리 디블러입니다 ! 오늘은 조금 특별한 브랜드들을 소개해 보려고 하는데요. 매장 내에서 대화를 나눌 수 없는 '대화 금지' 규칙을 갖고 있는 브랜드들을 소개해 보려고 해요.
최근 들어 대화가 금지된 '무음 매장'이 눈길을 끌고 있어요. 메뉴 주문할 때조차 메모장에 적거나 핸드폰으로 주문을 해야 한대요. 보통은 바쁜 일과가 끝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보내는 시간이 스트레스를 풀어주지만, 가끔씩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기도 해요. 바로 이런 작은 니즈를 캐치하여,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서비스 형태가 아닐까 해요.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확산된 언택트 문화가 새로운 형태로 변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인간관계로부터 받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는 싶지만 또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은 사회적 욕구가 역설적이지만 혼합되어 나타난 새로운 소통 방식이래요.
'대화 금지' 라는 규칙이 왠지 극단적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어요. 어쩌면 시끄러운 소음으로 인해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이런 고요한 침묵의 순간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 침묵의 공간을 운영 중인 다섯 가지 브랜드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
|
Brand 01 마이 시크릿 덴 @my.secret.den
나만의 시간이 절실한 도시인들을 위한 카페
📍 서울 중구 덕수궁길9, 401호 |
|
|
마이 시크릿 덴은 덕수궁 돌담길 초입에 위치한 '무음 카페'에요. 낮에는 조용한 무음 카페로 대화와 소음이 금지되어 나만의 시간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마이 시크릿 덴은 이 공간을 찾는 사람을 1) 새로운 공간에서 영감을 얻고 싶은 개인 창작가 2) 연차를 활용해 책을 읽으며 사색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직장인 3) 주말에 혼자 시간을 보내며 내일을 위한 충전이 필요한 당신으로 정의 내리고 있는데요.
이들이 이런 특별한 공간을 만든 이유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인에게는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마음의 충전이 필요한 도시인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래요.
'den 덴' 은 작은 야생 동물이 사는 굴이라는 뜻으로 은신처와 치유의 공간, 비밀 아지트의 뜻을 담았대요. 공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예약을 꼭 해야 하는데, 예약창을 보니 공간이 총 네 가지 버전으로 이용되더라구요. |
|
|
💡Type 1. 책과 함께 하는 낮의 사색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운영되고 있는, 앞서 소개해드린 대화 금지 시간이에요. 평일에는 2시간 50분, 주말에는 1시간 50분의 시간 제한이 있어요. |
|
|
💡Type 2. 와인과 함께 하는 밤의 여유
해가 지고 나서는 와인 페어링 공간으로 바뀌는데요. 이 시간에는 대화가 가능해요.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운영되며 주방이 따로 없기 때문에 좋아하는 음식을 가져와 함께 먹을 수 있어요. |
|
|
💡Type 3. 카페 돈 텔 보스
이 시간이 조금 특이했는데요. 평일 12시부터 13시 딱 한시간 동안은 카페로 운영되어져 예약을 하지 않고 워크인으로 입장이 가능하고, 대화 역시 가능하다고 해요. 소중한 점심시간, 잠시 회사를 벗어나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드리기 위해 열고 있는 팝업형 카페래요. |
|
|
💡Type 4. 직장인 성장 커뮤니티 HFK
마이 시크릿 덴은 HFK 라는 자기 계발 커뮤니티를 통해 인연을 맺은 직장인 15명이 만든 공간이래요. 마이 시크릿 덴은 이들의 사이드 프로젝트였던 거죠. 카페를 운영하면서도 계속해서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라고 해요. 이 커뮤니티에서는 비즈니스 트렌드와 네트워킹을 동시에 얻어 갈 수 있어요.
이 HFK 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나니까 이들이 왜 마이 시크릿 덴을 만들었고, 마이 시크릿 덴의 운영방식이 한 번에 이해가 되더라구요. |
|
|
Brand 02 카페 침묵 @etudes6
여기서는 반드시, 조용히, 쉴 수 있을거에요.
📍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31안길3 1층 |
|
|
'대화 금지'가 규칙인 또 다른 카페는 아현동에 위치한 작은 카페 침묵이에요. 카페에 들어서기 전 보이는 입구에서부터 "대화 금지" 안내서가 붙어져 있어 왠지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일 것 같지만 안에 들어서면 따듯한 원목 소재의 인테리어와 조명, 삐뚤빼뚤 손으로 쓴 안내문과 포스트 잇 등의 요소로 편안하고 친숙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이름도 굉장히 직관적이죠. 침묵. 이런 대화 금지 컨셉의 카페를 운영하게 된 이유는 대표님의 개인적인 선호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예전부터 3박자가 맞는 카페를 마주치게 되면 행운이 있는 날이라고 여겼대요. 커피가 맛있고, 음악이 좋고, 조용한 분위기의 카페. 이 행운을 매일 누릴 순 없을까 하는 마음에 직접 카페를 차리게 되었다고 해요.
처음 카페에 방문한 고객은 조금은 긴 카페 이용 규칙 안내서를 읽어야 하는데요. |
|
|
💡 1. 대 화금지
주문 / 계산을 제외하고 대화를 금지해요. 귓속말까지 금지라고 해요.
💡 2. 펜, 키보드, 마우스 사용
툴을 사용할 때는 신경 쓰일 정도의 시끄러운 소리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해요.
💡 3. 사진 찍기
이 부분이 조금 특이하다고 느껴졌는데요. 사진을 찍을 때는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찍어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사진을 찍는 행위는 금지라고 해요. |
|
|
이런 규칙만 잘 지킨다면 침묵이 선사하는 쉼, 위로, 사색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요. 침묵을 위해 커피를 내릴 때도 핸드 그라인더를 사용하고, 편한 휴식과 독서에 적합한 의자와 노트북 작업을 위해 바른 자세로 앉을 수 있는 의자까지 구비되어 있어요. 또 침묵 속에서 음악을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해 오디오 석까지 마련되어 있어요.
'이곳에서는 반드시, 조용히, 쉴 수 있을거예요.' 라는 메시지가 온전히 전달되는 공간인 것 같아요. |
|
|
Brand 03 인현 골방 @inhyungolbang
복잡한 하루, 음악의 위로가 필요할 때
📍서울 중구 마른내로 60-1 2층 |
|
|
이번에는 카페가 아닌 술집을 소개해 볼게요.
을지로에 위치한 LP 바인 인현 골방 역시 매장 내에서의 대화가 금지되어 있어요. 일반적인 술집에서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대화 소리가 들리지 않고, 오직 음악 소리만이 들리죠.
이곳 역시 자리에 앉으면 이용 수칙을 전달받아 이용 방법을 알 수 있는데요. 메뉴 주문과 노래 신청을 "말없이" 인스타그램 DM 과 카카오톡 메시지만으로 받는다고 해요. 편하게 앉을 수 있는 리클라이너 의자와 1인 좌석, 커다란 스피커는 편하게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아늑한 아지트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해요. 2시간 동안만큼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음악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요.
방문하는 사람들의 신청 곡으로 음악이 틀어지다 보니 그날에 같은 시간을 함께하는 이들의취향에 따라 그날의 기억이 달라진 다는 점이 이곳의 매력이라고 하는데요. 실제 후기를 보면 조용한 음악에 사색을 즐길 수 있었다는 분도 있고, 신나고 즐거운 음악을 크게 들을 수 있어서 굉장히 즐거웠다는 분도 있었어요. |
|
|
그런데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다보니, 인현골방은 3호점이더라구요? 제주 귀덕 골방을 1호점으로 제주도부터 부산, 경주, 서울, 강릉 등 13호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각 지역의 지점마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타 지점을 방문한 고객들이 그 때의 좋은 기억을 갖고 다른 지점을 다시 찾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어요.
주문까지 DM과 카톡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조금은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람 간의 대화를 '무음'으로 설정함으로써 음악 '소리'가 더 강조될 수 있어 음악 LP바 브랜드의 성격이 더욱 차별적으로 전달되는 듯 해요. |
|
|
Brand 04 책바 @chaegbar
책과 술의 공감각을 추구하는 공간
📍 서울 마포구 포은로 90, 3층
|
|
|
책바는 이전에 한번 소개해드린 적 있는 브랜드인데요. 연남동에 위치한 작은 도서관으로 불리는 작은 바에요. 바와 서점이 결합돼 있어 브랜드 이름 그대로 책바라고 소개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요. 대화가 목적인 바가 아닌, 독서와 사유 그리고 창작을 권장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책바는 대화 금지 규칙은 따로 없어요. 💡1. 술 취하지 않기 💡2. 큰 소리 내지 않기 💡3. 박수 치지 않기 정도의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간단한 규칙이 벽에 붙어있어요. 대화 금지 규칙이 정해져 있지 않아도 공간에 들어선 사람들 모두 약속한 듯이 조용하게 공간에 머문다고 해요. 보통 혼자 오는 손님이 많아,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기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있다 가기도 한대요. |
|
|
메뉴판도 독특한 컨셉으로 책바만의 브랜드 경험을 느낄 수 있어요. 책속의 구술이라는 주제로 소설에 나오는 술을 판매하고, 책 속의 한 구절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굉장히 문학적으로 메뉴를 설명해 주고 있어요.
칵테일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에세이"라는 제목을 적어 알코올 도수가 적당해서 에세이 한 권을 읽으면서 마시기 어울린다고 설명해요. 또 도수가 낮은 술은 소설과 잘 어울리구요.
위대한 개츠비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진 리키' 라는 술을 소개할 때도술이 등장하는 구절을 적어두었어요. 해당 구절을 읽고 술을 마시면마치 소설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섬세하게 짜여진 각각의 요소들이 문학적이면서도 깊이감 있는 감각을 전달하고 있어요.소란스러운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하게 힐링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아지트가 되어줄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어요. |
|
|
칵테일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에세이"라는 제목을 적어 알코올 도수가 적당해서 에세이 한 권을 읽으면서 마시기 어울린다고 설명해요. 또 도수가 낮은 술은 소설과 잘 어울리구요.
위대한 개츠비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진 리키' 라는 술을 소개할 때도 술이 등장하는 구절을 적어두었어요. 해당 구절을 읽고 술을 마시면 마치 소설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섬세하게 짜여진 각각의 요소들이 문학적이면서도 깊이감 있는 감각을 전달하고 있어요. 소란스러운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하게 힐링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아지트가 되어줄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어요. |
|
|
Brand 05 훗카이도 부타동 스미레 @hokkaido.butadon.sumire
맛있는 한끼 식사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다면
📍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4길 61 1층 |
|
|
이번에는 "대화 금지" 식당을 소개해 볼게요.
신촌역에 있는 부타동 전문 일식집인데요! 한일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식당인데, 인기가 정말 많다고 해요. 심지어 지도에 등록되어 있지도 않고, 대화도 일절 금지되는데도 말이죠.
매장 입구에는 "대화 금지" 안내 포스터가 붙여져 있어요. 스미레는 서로를 위한 배려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매장 내에서 대화를 금지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
|
|
매장의 전 좌석이 칸으로 나눠져 있는 다찌석으로 구비돼 있는 모습까지 온전히 "식사"에 집중하는 것에 진심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불편할 것 같지만 식사 중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궁금할 수 있는 사항들을 좌석마다 읽을 수 있게 붙여 두었고, 사장님 두분의 서비스 또한 친절하다는 후기가 많더라구요.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지만, 따뜻한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로 인해 만족감이 큰 한 끼의 식사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고 있어요. |
|
|
💡요약
① 1인 이용객 타겟팅
대체로 1인 고객, 혼밥/ 혼카페/ 혼술족들을 겨냥한 컨셉이에요.
② 이용 시간 한계 설정
조용한 공간을 대여하는 개념과 시간 제한으로 인해 챌린지처럼 느껴지는 효과가 있어요.
③ 무음에 대한 이유가 명확
무음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하여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이유를 전달하고 있어요. ex)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등등
④ 부정적인 이미지 보완
자칫 엄숙하고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컨셉을 편안하고 따듯하게 풀어내려고 하는 노력이 보여요. 이를 위해 불편함, 거리감을 줄이려고 하고 있어요.
|
|
|
일상에서의 소음과 인간관계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쉼'이라는 경험을 '무음' 이라는 색다른 방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시도가 아닐까 해요.
처음 무음 매장이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는 비인간적이고 삭막하게만 느껴졌는데, 각각의 브랜드들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알고 나니 "무음" 이라는 컨셉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어쩌면 레드 오션인 요식업 산업에서 차별성을 갖기가 힘든데 보다 뾰족한 니즈를 찾아 전략적으로 접근한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독자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해요.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칠게요. 다음 호에서 만나요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