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팅오브는 연남동에 오픈한 디저트 카페에요. 지난주에 가오픈을 마친 따끈따끈한 신상 카페죠. 멜팅오브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의 디저트와 특색있는 연출로 평범함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셨어요.
연남동 상권을 살펴보았을 때 대부분의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한 러블리한 무드의 카페이거나 시크하고 힙한 무드의 카페 두가지 컨셉으로 나누어지는 것 같아요. 이 두가지 컨셉을 적절하게 섞어내고자 했어요. 이에 외면은 차가워 보이지만 내면은 따뜻하고 달콤한 반전 매력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사르르 녹여버린다. 라는 의미를 담아 '멜팅오브' 라는 이름을 지으셨다고 해요.
Q. 기획단계는 어땠나요?
주 소비자 타겟은 2-30대 초반의 젊은 여성으로, 이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독창적인 컨셉을 찾고자 했어요. 고객 페르소나를 생각해보았을 때 다음을 생각했어요.
- 맛집 웨이팅을 기꺼이 하며, 점심 먹고 꼭 카페까지 가야하는 고객
- 아기자기한 것도 좋아하지만 힙한 것도 놓치고 싶지 않은 고객
- 대중적인 컨셉이 아닌 마이너하지만 수요가 있는 그들만의 확고한 취향이 있는 고객
이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을 찍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카페를 만들고자 하는 방향을 설정했어요.
Q. 멜팅오브는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요. 컨셉은 어떻게 정해졌나요?
"하찮고 귀엽다." 라는 말 아시나요?
요즘 MZ세대들이 열광하는 컨셉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해요. 하찮고 귀엽다라.. 어떤 건지 감이 오면서도 모르겠어요. 이해를 돕기 위해 하찮고 귀여운 컨셉의 이미지를 보여드릴게요.
출처 - 마지셔우드
출처 - 렐보브라운
단순한 형태와 언발란스한 배치가 특징으로 날건의 꾸며지지 않은 듯한 트렌디한 느낌을 주어 어딘가 모르게 특유의 매력을 뿜어내고 있어요.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독특한 취향을 갖는 사람들에게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것 같아요.
이에 대형 카페로 외관은 웅장하면서도 모던함을 보여주고 내부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절제된 귀여움의 컨셉으로 의외성을 보여주고자캐릭터 플레이 전략을 취했습니다.
생각과는 다른 의외의 면을 보았을 때 치인다고 하잖아요? 그 매력에 더 빠져들도록 만들어 보고자 했었습니다. (웃음)
또한 캐릭터 플레이를 했을때 브랜드를 더욱 풍성하게 보여줄 수 있는 요소가 되어
고객의 흥미를 이끌 수 있고, 포토제닉한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어떤 캐릭터가 탄생했는지 궁금하네요.
대표님과 이야기 해보면서 어떤 무드의 캐릭터를 원하시는지 파악하면서 1차 작업을 들어갔습니다. 절제된 귀여움과 힙함, 페미닌함을 보여주기 위하여 블랙과 핑크 컬러를 메인으로 잡았습니다.
왼손으로 그린듯한 삐뚤빼뚤한 그림체의 토끼 캐릭터를 개발하고자 했었어요.
먼저 이름도 지었죠. '블래빗'. 이 아이의 형태를 찾고자 여러가지 플랜을 시도했었습니다.
플랜을 구상할 때 내용물은 #귀여움 으로 똑같지만 외면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여러가지 버전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모던한 무드
모던한 무드로 약간은 날카로워 보이는 토끼 캐릭터를 구상했습니다.
날카로운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고 있지만 내면은 따뜻한 토끼의 스토리를 설정했어요.이러한 스토리를 통해 은은한 귀여움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하이틴 무드
멜팅오브의 공간과 구상중인 컨셉에서 의외성과 언발란스함이 보였어요.
이처럼 어른스럽고 세련된 무드와 귀여움의 조합을 표현했습니다. 스크랩한 듯한 표현법으로 힙하고 세련됨 속의 귀여움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심플한 무드
더 단순하되고 심플한 형태로 토끼 캐릭터를 구성했어요.손글씨로 낙서하듯 키비주얼을 구상하여 캐릭터가 말을 거는듯한 느낌은 연출했습니다.
◼️건방진 무드
건방진 토끼 캐릭터를 구성했어요. 약간은 못난 형태에서 귀여움을 느끼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고객을 저격하고자 했습니다. 퉁명스럽게 툴툴대지만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귀여움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같은 토끼더라도 표현방법에 따라서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거죠. 3D로 좀 더 실사화 해서 다양하게 구상하려고 노력했어요. 눈코입도 다르고 자세히 보면 털의 길이나 재질도 달라요.
Q. 이런 캐릭터 플레이를 할 때 주의해야하는 점이 있을까요?
뜬금없이 보여주기보다는 캐릭터와 브랜드 사이의 개연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냥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보다는 접점을 만들어 고객들이 소비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를 만들어야 캐릭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따라서 스토리텔링을 풍부하게 함으로써 브랜드의 세계관을 만들어야합니다.
'블래빗'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블레빗은 멜팅오브 행성에서 떨어져 연남동에 불시착한 아이에요. 그런 블래빗을 발견하고 데려와 키우기로 한거죠. 검정색인 블레빗은 무엇이든 잘 흡수해요. 좋아하는 것도 많고 어떤 취향이든지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는 것을 좋아해요.
또한 수줍음이 많아 다양한 형태로 숨어 있어요. 수줍음이 많은 성격과 입이 없다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수많은 것들을 표현하고 싶어 손글씨로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곤 해요.
이런 스토리를 통하여 블레빗의 블랙 컬러인 이유와 존재하는 이유를 고객에게
납득시킴으로써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즐길 수 있게 됩니다.
Q. 재미있네요. 최종적으로 결정된 BI도 알려주세요 !
공간과의 합으로 전체적인 브랜딩에 초점을 두어 작업을 한만큼 메인 로고보다는 비주얼적인 연출에 더 집중했습니다. 이에 메인 로고는 고딕체와 손글씨를 섞은 듯한 폰트로 설정하여 모던함과 따뜻함을 모두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빈티지하고 세련된 세리프 폰트를 설정하여 딱딱해보이는 고딕 글씨체에 초콜릿을 부은듯한 포근함을 연출하였습니다.
대표님과 오랜 소통을 통해 니즈에 부합하는 폰트를 찾아 하나하나 디자인에 적용해보면서 셀렉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결국 디자인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취향에도 부합해야 더욱 잘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디테일하게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Take some blabbit You're gonna be melted.' 와 같이 고객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슬로건을 설정하여 블래빗 캐릭터가 고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캐릭터는 바레이션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브랜드 요소를 보여주기 위하여 다양하게 확장되어 잘 활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메인 워드마크에 블래빗의 형태를 더한 혼합형 로고로 확장을 하기도 하고, 여러 형태의 블래빗으로 확장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왼손으로 쓴듯한 삐뚤빼뚤한 손글씨체로 말을 건네는 듯한 키비주얼을 만들었습니다.
Q. 브랜드 경험을 만드는 디자인은 어떻게 접근하려고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리본 포인트를 더했어요. 패키지 디자인은 리본 포인트를 메인으로 블래빗의 형태와 리본이 선으로 연결되는 듯한 연출을 했습니다. 여기에 재미 요소를 더하기 위하여 메인 슬로건을 선을 따라 넣어보았어요.
앞으로 독특한 개성이 엿보이는 디저트를 판매할 예정이기 때문에 선물용 디저트로서도 포지셔닝 할 수 있게끔 의도하고자 했습니다. 선물받으면 기분이 좋을 수 있는 정성이 담겨있는 듯한 비주얼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또한 포스터를 보면 손글씨의 아기자기함과 세련된 느낌 두가지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사진에 낙서한 듯한 느낌을 주고자 블래빗 캐릭터와 텍스트, 여러가지 일러스트를 조합하여 꾸밈 요소를 다채롭게 하였습니다.
이런 BX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줌으로써 반전 매력을 어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카페로 향하는 길에 외관에서 보이는 모습을 통해 '모던하다.' '차가워보인다.' '웅장하다.' 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카페에 도착해 계단에 들어서자마자 벽에 붙여있는 포스터를 보면서 의외의 모습을 1차적으로 느끼고, 내부의 연출과 귀여운 디저트, 소품들을 통하여 '뭐지? 차가워 보였는데 귀엽다.' 와 같은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브랜드인 것 같아요.
멜팅오브의 취향이 어떻게 완성되었는지 듣고 나니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작업하면서 얻은 인사이트가 있으셨나요?
컨셉 회의를 하면서 굉장히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대표님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취향과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제가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컨셉으로 브랜드 디자인을 진행해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초반 작업에 굉장히 많은 공을 들였던 것 같아요. 더 섬세하고 촘촘한 컨셉을 만들어 내고 싶었거든요. 반대로 작업을 하다보니 은은한 귀여움, 하찮은 귀여움에 대하여서도 개개인마다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한번더 느낀 것 같아요. 이 때 경각심을 가지고 내가 생각했던 컨셉이 대표님의 니즈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잊지말고 자세하게 컨셉을 맞추고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블래빗을 굽느다.' 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요. 쿠키를 굽는다는 말처럼 블래빗을 구웠죠(웃음). 블래빗을 굽는 동안 굉장히 행복했어요. 가오픈을 마치고 이제 곧 정식 오픈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기대가 크고,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뒤에서 응원하고 있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