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ing by 최은빈 CEO motion graphic by 신민경 designer
집은 단순히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을 넘어선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집안의 곳곳에 우리의 어릴적 추억이 담겨 있죠. 그래서 오랫동안 살던 집을 떠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 몇십년 동안 한 곳에서 살아온 분은 더더욱 어렵죠. 그러나 아무리 정이 들었더라도, 집도 우리와 함께 나이가 들어 노후가 찾아옵니다. 이에 따른 불편함이나 문제점들도 생기게 되는데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만난 '콕집'은 이러한 노후된 집의 문제점을 콕 짚어 주거 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동안의 타겟과는 조금 다릅니다.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특성에 따라 특정 타겟에 집중 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접근을 했습니다. 어떤 브랜드 전략을 세웠는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인가요?
주거 공간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짚어 공간을 컨설팅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입니다.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공간에도 한 사람의 생애주기에 따라 변화가 필요하다고 해요. 신체적으로 약한 고령자와 장애인 분들은 우리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불편함을 겪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문지방 같은 경우에는 지나가다가 잘못 발을 디뎌 걸리게 되면 중심을 잃고 넘어지게 되는데요. 어르신 분들의 경우에는 살짝 넘어지는 것만으로도 큰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 소소한 것들이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해요. 때문에 키, 체형 등 신체적 특징에 따라 싱크대의 높이, 안전 손잡이의 설치 높이를 조절하거나 휠체어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싱크대 디자인 등의 맞춤 인테리어를 가이드 해주는 브랜드에요.
Q. 어떤 고민을 가지고 디블러를 찾아오셨나요?
콕집을 개발하기 전 '내집 연구소'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계셨는데요. 어릴 적 보던 '러브하우스' 프로그램 아시나요? 프로그램에서 보앗듯이 공간을 개조하여 인테리어를 직접 시공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를 운영하셨습니다. 이후 정부지원사업을 통하여 시공 서비스 보다는 공간 컨설팅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어 시니어분들과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었고, 부담없이 편하게 접근을 할 수 있는 세컨 브랜드를 개발하고자 하셨습니다.
세컨 브랜드를 개발하시면서 어떻게 포지셔닝을 하면 좋을지에 대하여 고민이 많으셨는데요. 특히, 이전에 다른 곳에서 작업을 진행했었지만 특별한 차별화 포인트를 찾지 못해 아쉬움이 있으셨고, 이를 해결하고 싶은 니즈가 있으셨어요.
Q.특수한 타겟을 설정한 경우에는 어떤식으로 접근을 해야할까요?
아무래도 브랜드를 필요로 하는 고객층이 고령층과 장애가 있으신 분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에게 어떻게 브랜드를 노출 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는데요. 브랜드 측에서는 목표 타겟에 쉽게 접근하고자 주거 복지사, 정부 지원 단체, 노인 복지 업체 등의 B2B 혹은 B2G 로 영업을 하고자 하셨어요. 그래서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요소들을 만들면 적절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구체적으로 어떤 브랜드 전략을 세우셨는지 궁금합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주거 검진이라는 낯선 서비스에 대하여 한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마디로 "친절함"을 장착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죠. 그래서 브랜드와 서비스의 특징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직관적인 상호,슬로건과 스토리, BI 를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안전하게 콕, 편리하게 콕. 내집의 건강검진' 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최대한 간결하고 쉽게 브랜드를 설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공간 검진'과 '건강 검진'의 발음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고객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언어유희 포인트를 가질 수 있고, 건강 검진이라는 친근한 단어를 통해서 서비스의 특징을 쉽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슬로건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렇게내 몸의 안전을 위해 건강검진을 하듯, 집도 내 몸의 안전을 위하여 공간을 검진하세요. 의 스토리텔링을 도출해 낼 수 있었습니다.
Q. 브랜드 디자인 방향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직관적인 그래픽으로 친절함을 보여줄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하지만, 직관적이다라고 해서 '집' 이라는 요소를 대놓고 보여주는 것은 지양하셨어요. 그래서 '공간을 검진한다' 를 의사를 나타내는 그래픽 요소로 보여줄까도 생각해보고, 돋보기로 연구하는 표현을 해볼까도 생각해 보았죠. 딱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가 없던 중 문득 떠오른 것이 손가락 제스쳐였어요. 콕집 - 콕 짚어보다 - 콕 짚는 손가락 제스쳐. 손가락 제스쳐만으로는 차별화된 포인트가 없어서 심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요리조리 손가락을 움직여보면서 관찰하던 중 손가락 제스쳐를 뒤집어 보니 마치 지붕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콕 짚어보다. 라는 의미를 보여줄 수 있으면서도 그 안에 집이라는 의미를 담을 수 있어서 딱 '이거다' 싶었습니다 (웃음)
단순하게 콕 짚어보다를 의미하는 화살표를 넣는다거나 콕 '집'을 의미하는 집 의 그래픽 요소를 평면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 두개의 이중적인 상징을 담을 수 있어 콕집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아이디어를 발견한 과정 너무 재미있네요 ! BI 로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해요.
'바탕과 도형' 기법을 통해서 이중적 의미를 상징할 수 있는 BI 를 개발했습니다. 바탕과 도형이란 배경과 그래픽이 연결되어 하나의 도형처럼 보여지는 효과입니다. 백지의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렸을 때는 보이지 않던 지붕이 빨간 도화지 위에 얹었을 때 보여지는 효과입니다.
또한 최소한의 그래픽 요소만을 남겨서 불필요한 장식 요소는 모두 제거를 했는데요. 그 이유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 있으셨기 때문에 가독성 부분도 고려를 했습니다. 예시를 들어 설명하자면, 우리 어머니 아버지께서 수많은 어플이 깔려있는 핸드폰 바탕 화면에서 내가 찾고자 하는 어플을 찾는 것을 어려워 하시잖아요. 이런 부분을 반영해서 시니어 분들이 한번에 잘 찾을 수 있는 쨍한 빨간색의 컬러를 선택했고 깔끔한 라인과 타이포로 BI 를 만들었습니다. 콕집 프로젝트에서는 어떤 그림으로, 얼마나 심미적으로 좋게 표현할 것인가라 보다는 어떤 아이디어로 표현할 것인지가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Q.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 이후에는 어떤 작업이 진행되었나요?
먼저 이번 프로젝트가 정부지원사업 브랜딩사례라는 점을 알려드려요. 그렇기 때문에 투자를 받기 위한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는 요소들이 필요했죠. 초기 스타트업은 이러한 과정도 중요하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요. 많은 분들에게 서비스에 대하여 알리고 판로를 개척해야하기 때문에 브랜드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들을 개발했습니다.
먼저,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리플렛과 포스터를 제작했는데요.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할 수 있도록 의도 했어요.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오직 정보전달에 초점을 두었죠. 일러스트와 그래픽을 적절히 활용해서 한눈에 보기 쉽도록 레이아웃을 만드는 것이 집중한 작업이였습니다.
그러나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는 리플렛과 포스터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른 프로젝트와 비교했을 때 더더욱 쉬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브랜드 측과 이야기하면서 영상을 만들어보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 브랜드 영상 제작 과정이 까다로웠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땠었나요?
브랜드 영상을 제작할 때는 초점을 맞추는 부분이 다양한데요. 스토리 라인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도 있고, 화려한 기법으로 이목을 끌기 위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콕집 브랜드 소개 영상은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정보 전달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현실적이고 직관적으로 설명하는데 치중을 했어요. 화려한 기법과 요소들을 최소화하여 어떤 상황인지, 집의 상태가 어떤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보전달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어떤 내용을 넣을지 대본 정리하는 것과 대본에 맞게 그래픽을 어떻게 표현할지 스토리 보드를 짜는 것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다른 영상보다 조금 더 까다로웠던 점은 몸이 불편한 분들의 모습을 묘사해야 했기 때문인데요. 몸이 불편한 분들의 걸음걸이를 표현할 때 발이 바닥에 떨어지는 타이밍이나 다리가 움직이는 모습들을 디테일하게 표현해야 했어요. 또한 움직일 때마다 몸의 흔들림을 적절하게 넣어주어야 어색하지 않게 보일 수 있었죠. 인체를 표현해야하는 경우에는 특히나 한끝 차이로 어색해질 수 있거든요. 손가락을 통으로 주먹으로 표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세밀하게 작업하느라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야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 (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정부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정부지원사업 브랜딩 사례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어요. 보통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니어 분들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사회적 기업인 경우 많은 분들이 '지원 사업은 올드한 이미지이다.' 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아요. 저희는 지원 사업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차별화 포인트를 잡아 가치를 최대한 표현해드리고 있는데요. 매번 작업할 때마다 오히려 더 좋은 아이디어와 재미있는 요소들을 찾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이전에 소개해드렸던 '몽재플레르' 도 사회적기업이지만 굉장히 재미있게 작업했었거든요. 이번 프로젝트를 공유하며 공공의 이익을 만드는 지원사업 브랜드들도 개성있고 좀 더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더더욱 이런 정부사업이나 사회적기업의 브랜딩 사례들을 많이 보여드리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