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트래픽,팔로워가 말해주지 않는 것
팔로워 1만. 월 트래픽 10만. 매출 전년 대비 30% 성장.
숫자 보면 마음 놓이시죠? "우리 브랜드 잘 되고 있구나" 싶으시죠.
근데 이상한 거예요. 숫자는 오르고 있는데 어딘가 불안해요. 팔로워는 늘었는데 댓글은 없고, 트래픽은 올랐는데 재방문은 없고, 매출은 찍었는데 그건 할인 이벤트 덕분이었다는 거.
월요일 아침에 대시보드 열면 숫자는 올라가 있는데, "우리 브랜드 괜찮은 거 맞지?"에는 자신 있게 대답 못 하는 묘한 상태요.
혹시 숫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오늘은 좀 불편한 이야기예요. 숫자가 왜 거짓말하게 됐는지, 숫자를 지워보면 뭐가 남는지, 숫자 너머에서 진짜 브랜드를 만드는 건 뭔지 이야기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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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트래픽, 팔로워. 원래 가치를 '환산'하기 위한 수단이었어요. 고객이 만족하면 매출이 오르고, 콘텐츠가 유용하면 사람이 찾아오고, 브랜드에 공감하면 팔로우를 누르죠. 숫자는 그 결과를 보여주는 거울이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거울이 목적이 되어버렸어요.
팔로워 늘리려고 콘텐츠 만들고, 트래픽 올리려고 키워드 넣고, 매출 찍으려고 할인 걸어요. 수단이 목적을 집어삼킨 거예요.
"이번 달 팔로워 몇 늘었어?" "트래픽 전월 대비 어때?" 매주 이런 질문 하고 계시면요? 이미 숫자의 덫에 빠진 거일 수 있어요. 정작 중요한 건 "우리 고객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인데, 그건 대시보드에 안 나오거든요.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숫자가 진짜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팔로워 1만 명 중에 우리 브랜드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몇 명인지 몰라요. 월 트래픽 10만이라지만 3초 만에 나간 사람이 대부분일 수 있고요. 매출이 올랐는데 50% 할인 덕분이었다면, 그건 브랜드의 힘이 아니라 가격의 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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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스 조회수 터뜨려서 팔로워 확 늘었는데 DM 문의는 제로. 블로그 SEO 최적화해서 유입은 엄청난데 실제 전환율 0.1%도 안 되는 경우. 숫자만 보면 대단한데 알맹이를 까보면 텅 비어 있어요.
솔직히 말할게요. 지금 시대에 팔로워 1만은 희소하지 않아요. 공식만 따르면 누구나 트래픽 만들 수 있고요. 할인으로 매출 올리는 건 어떤 브랜드든 해요.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지표들이 브랜드의 진짜 상태를 가려버리는 장막이 된 거예요.
이 사이클을 벗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히 숫자를 쫓기만 할 뿐 브랜드를 만들 수 없어요.
우리가 버려야 할 건 숫자 자체가 아니에요. 숫자를 바라보는 방식이에요. '얼마나 많이?'보다 '어떤 관계에서 나온 숫자인가?'를 먼저 보는 것. 이게 첫 단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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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숫자를 지우면 뭐가 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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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하나 해볼까요? 인스타 팔로워 수를 가리고, GA 유입 수를 지우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우리 브랜드, 잘 되고 있어?"
대답할 수 있는 게 있나요?
있다면 아마 이런 거예요. "단골이 생겼다." "소개로 오는 고객이 늘었다." "우리 브랜드 좋다고 먼저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 "한 번 산 고객이 다시 돌아온다."
이것들은 어떤 대시보드에도 깔끔하게 안 나와요. 근데 이게 브랜드가 살아있다는 진짜 증거예요.
전부 숫자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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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워 수는 '아는 사이'의 숫자일 뿐이에요. 트래픽은 '스쳐 지나간' 숫자. 매출은 '한 번 거래한' 숫자. 이런 피상적 접촉이 아무리 많아도 관계가 아니에요.
숫자를 걷어내면 남는 건 사람과의 관계예요. 그냥 아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관계요.
관계란 뭘까요? 사람 사이 관계를 떠올리면 답이 보여요. '나'와 '상대방', 그리고 '함께 공유한 경험'. 이 셋으로 이루어져요. 하나라도 빠지면 관계는 성립 안 해요.
브랜드도 똑같아요. 근데 많은 브랜드가 '나'가 누군지도 흐릿한 채로, '상대'가 누군지도 모른 채로, 공유할 경험도 설계 안 한 채로 숫자만 쌓고 있어요. 관계가 만들어질 리가 없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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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숫자 너머, 관계를 설계하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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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나, 상대방, 공유한 경험이라면 — 브랜드 언어로 바꿔볼 수 있어요.
관계의 깊이 = 정체성 선명도 × 타겟 정확도 × 경험 밀도.
곱셈이에요. 더하기가 아니라요. 정체성이 아무리 뚜렷해도 타겟 모르면 0. 타겟을 알아도 경험이 없으면 0. 하나라도 빠지면 관계는 성립 안 해요. 세 가지가 다 맞물려야 비로소 시작돼요.
이걸 하나의 사례로 보여드릴게요. 세상에서 가장 차별화하기 어려운 제품 — 물을 파는 브랜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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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체성 선명도 — "고객들 사이에 공통된 인식이 존재하는가?" |
여기가 가장 먼저예요. 0이면 나머지가 아무리 좋아도 기억 자체가 안 되거든요.
리퀴드 데스(Liquid Death)라는 브랜드 있어요. 물이에요. 그냥 물. 근데 이 브랜드를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누구나 같은 걸 떠올려요.
해골 로고, 맥주 같이 생긴 캔, "Murder Your Thirst"라는 슬로건. 물인데 헤비메탈이에요.
2019년에 시작해서 5년 만에 매출 $333M, 기업가치 $1.4B를 만들었어요. 물로요. 맛이나 성분이 특별해서가 아니에요. '나'가 누구인지가 너무나 분명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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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타겟 정확도 — "'이거 내 얘기인데?'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
정체성이 선명해도 닿아야 할 상대가 없으면 의미 없어요.
리퀴드 데스의 시작이 재밌어요. 창업자가 2008년 록 페스티벌에서 본 장면이 있어요. 밴드 멤버들이 에너지 드링크 캔에 물을 넣어 마시고 있었던 거예요. 스폰서 때문에 물을 대놓고 못 마셨거든요.
거기서 출발했어요. 술이나 에너지 드링크는 안 마시지만 파티에서 쿨해보이고 싶은 사람. 건강한 선택을 하고 싶지만 '건강한 척'하는 웰빙 브랜드가 불편한 사람. "20~30대 건강 소비자"가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과 감정을 가진 사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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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험 밀도 — "브랜드를 떠올릴 때, 특정 순간이 함께 떠오르는가?" |
정체성 선명하고 타겟 정확하면, 남은 건 의미 있는 경험을 쌓는 거예요. 거래가 아니라 기억으로 남는 순간을 만드는 것.
웹사이트에서 "Sell Your Soul" — 영혼 팔면 물 한 박스가 오고 환경 기부가 돼요. 고객 악플을 모아 "Greatest Hates"라는 펑크 앨범을 만들었고요. 토니 호크의 피가 섞인 한정판 스케이트보드 100개를 순식간에 완판시켰어요. 22만 5천 명이 "Country Club"이라는 로열티 프로그램에 가입했고요. 물 브랜드 로열티 프로그램이에요.
결정적으로 300명 이상이 이 브랜드의 문신을 몸에 새겼어요. 물 브랜드에 문신을. 경험 밀도가 극단적으로 높을 때만 일어나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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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브랜드에 대입해보세요.
정체성 선명도가 낮다면 — 고객 다섯 명에게 "우리 브랜드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물어보세요. 답이 제각각이면 거기부터 시작이에요.
타겟 정확도가 낮다면 — 우리 콘텐츠에 "이거 완전 내 얘기"라고 반응하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없으면 타겟의 상황과 감정을 다시 그려야 해요.
경험 밀도가 낮다면 — 고객이 우리 브랜드 떠올릴 때 특정 장면이 떠오르는지 생각해보세요. 제품 샀다는 사실만 남았다면, 경험이 아니라 거래만 있었던 거예요.
세 개 중 0인 곳이 있다면, 나머지를 아무리 키워도 관계의 깊이는 0이에요. 거기가 출발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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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지워라. 숫자를 무시하란 뜻이 아니에요. 순서를 바꾸란 뜻이에요. 숫자를 먼저 쫓으면 관계가 안 보이지만, 관계를 먼저 만들면 숫자는 따라와요.
오늘 대시보드를 한 번만 닫아보세요. 이 질문 하나만 품고 하루를 시작해보세요.
"우리 브랜드를 떠올리면, 고객에게 어떤 장면이 떠오를까?"
그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진다면, 이미 가장 중요한 걸 갖고 있는 거예요. 숫자가 아직 모를 뿐이에요. 떠오르지 않는다면 — 거기가 출발점이에요. 숫자를 키울 때가 아니라, 관계를 설계할 때예요.
그 설계가 막막하다면, 디블러가 옆에 있을게요. 흐릿한 브랜드를 선명하게 만드는 일, 그게 저희가 10년째 하고 있는 일이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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