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회의를 하던 중 '브랜딩을 왜 해야할까?' 라는 질문이 나왔어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일까? 하고 다시 한번 되짚어보았죠.

그렇게 깊은 이야기가 시작되었어요.

정말로 브랜딩이 필요할까?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고객들에게 진짜 도움이 될만한 실질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질문은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어요.  그렇게 한시간 가량의 이야기를 끝내고

하나의 답에 수렴했어요. 

'살아남기 위해서' 오래 오래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였죠.

8년간 브랜드 디자인을 해오며 현재 디블러 브랜딩 디렉터 역할을 하고 계시는

최은빈 대표님께 고객의 입장에서 드는 궁금증과 고민들을 물어보았습니다. 

은빈 왜냐하면 트렌드는 계속 바뀌기 때문이에요. 슈퍼마켓이 요즘에는 편의점으로 바뀐 것 처럼, chat GPT 가 개발되면서 원고 작가, 콘텐츠 개발자의 생계가 불안정해진 것 처럼 언젠가 우리를 대체할 만한 것들이 계속 생겨나죠.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의 고유한 가치를 만들어서 대체 불가능하게 만들어야해요. 다른 사람이나 사업이 대체하지 못하도록 나만의 차별성을 도출해서 고객들에게 하나의 존재로서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거죠.

그래서 앞에서 하신 질문에 '진짜 내 브랜드를 지키고 싶으신지' 를 물어봐요.

근데 그렇게 몇년을 하다보니, '내 디자인을 오랫동안 써서 성공한 브랜드가 하나도 없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업의 성공을 위해 만든 디자인인데 왜 이 디자인으로 브랜드가 성공하지 못할까? 무엇이 문제일까? 를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브랜드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이고, 어떤 가치와 자산을 축적해나아갈 것인지에 대하여 정확히 구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자인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에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디자인이 될 수 없구나를 깨닳았죠. 때문에 '어떻게' 예쁘게 그려내는 것이 아닌 , '무엇을' 그릴 것인지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해요. 결국 '기획'이 중요하죠.

은빈 '아이를 키우는 일' 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무형의 아이디어를 유형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잖아요. 작고 작은 하나의 생명체를 키워가는 과정을 함께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스무살 성인이 되어 대학에 가면 혼자 독립해서 자유롭게 지낼 수 있게 하듯이,

브랜드가 성장해서 돈을 벌어들이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키워줘야

하죠. 그래서 작업할 때 어떤 성격을 만들어줄까, 어떤 말투를 만들어줄까, 어떤 성장 스토리를 담아줄까 등 자꾸 이런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지에 대한 부모의 마음처럼 브랜드가 어떻게 성장하길 바라는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 보는 것부터 시작해야할 것 같아요. 

자신의 브랜드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mbti는 무엇인지 , 죽기전에 어떤 꿈을 이루고 싶은지, 어떤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거죠. 자신의 브랜드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른다면 가장 먼저 이런 질문들을 해보면서

대답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면접을 보러갔는데, "당신은 꿈이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생각해볼게요.

당황스러울 것 같지 않나요? 너무 모호하고 포괄적인 질문이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 어떻게 답변을 해야할지 감이 안오잖아요. 결국 이상한 답변을 하고 불합격 통보를 받을 것처럼 예상되는데요.

질문은 명확해야합니다. 명확한 질문에서 좋은 답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더하여, 면접 보러가기 전 면접 예상 질문 리스트 뽑아서 준비해가곤 하잖아요.

그렇게 정석적인 질문에 너무나 정석적인 답변을 준비해 가곤 하죠.

나만이 할 수 있는 답변을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크게 '우리 브랜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 , '세상에 사람들을 도와줌으로써

얻고 싶은게 무엇인지' 두가지 방향을 설정해서 답을 얻으려고해요.

어떤 목표로 가기 위한 것인지 확인하고, 그 목표점을 구체화시키기 위함이에요.

또 그 목표까지 도달하기 위하여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행동을 세분화시키면서

무엇을 해나가야하는지에 대한 액션 플랜들이 생겨나죠.

은빈 그쵸.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구요.  현재는 브랜드 기획자로서의 포지션에 가까워 진 것 같아요. 저희 디자이너 분들에게 피드백을 줄 때나, 의뢰자 분들 또는 컨설팅을 요청해주시는 분들께 항상 '기획'의 활용을 강조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때문에 로고 디자인만 원하는대로 가져가고 싶은 고객에게는 정중히 거절 의사를 표해요.

저 뿐만 아니라 디블러 모든 디자이너 분들이 작업하는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너무나 커요.

정말 자기 자식을 키우는 것처럼 애지중지 여기는데요. 작업하는 기간 동안 실제 시장에서 커 나아갈 브랜드를 상상하고 추상적으로 생각해보면서, 나름의 해석을 해가고 하나하나 모든 것을 세세하게 담아내려고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브랜드라는 생명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브랜딩이죠.

다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 대해 파악하려고 할 때 갈피를 못잡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전문가로서 옆에서 잘 캐치해주고 꺼내주어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더 좋은 질문을 하여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죠.